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기준금리와 총액한도대출 금리를 인상한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리비아 사태와 구제역 파동, 저축은행 부실 문제 등 국내외 경제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가장 큰 위협요인인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년3개월 만에 3%대로 복귀한 만큼 금통위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면 다음 달에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치솟는 물가에 기준금리 인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4.1%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4.5%로 치솟으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은 사전에 예견됐다.
물가가 두 달 연속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3.0±1.0%)의 상한을 넘어서면서 한은의 설립 목적인 물가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초 이후 두 달 새 0.50%포인트 급등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기도 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3월 소비자물가도 2월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물가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고 밝힌 점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달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단기간 내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물가를 내버려뒀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금통위가 이날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쓰이는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를 2008년 8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데서 강력한 물가안정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2월 생산자 물가의 상승률이 6.6%에 달하면서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인 것으로 관측된다. 생산자 물가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대부분 반영될 수 있다.
1월 광공업생산이 4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한데다 지난달 하루 평균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억 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생산과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간 점은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숨고르기 예상”vs”선제공격 필요”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진입한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5개월간 세 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의 파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부실화가 심화되면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저축은행 부실 문제와 구제역 파동에 따른 농축산업 위축, 중동 사태에 따른 수출둔화 가능성 등등 경제 불안 요인이 남아있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경기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다음 달에는 쉬어갈 것으로 본다”며 “최근 물가 불안이 주로 공급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한은으로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무기를 일찍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도 “기준금리 연속 인상 시 가계부채의 부담이 심각해질 수 있으며 본격적인 긴축 신호로 받아들여져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수 있다”며 “작년 7월 이후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높인 만큼 최소한 한 달은 쉬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급등한 물가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은 만큼 금통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고, 구제역 파동 등 여파로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유재호 연구원은 “물가를 보면 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달에 한 차례씩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도 베이비 스텝(단계적 방식)으로 볼 수 있지만, 금통위가 두 달 연속 인상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연 합 뉴 스
리비아 사태와 구제역 파동, 저축은행 부실 문제 등 국내외 경제 불안 요인이 산재해 있지만, 가장 큰 위협요인인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우선과제로 떠오른 데 따른 것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년3개월 만에 3%대로 복귀한 만큼 금통위가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을 당분간 자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세가 확산되면 다음 달에 추가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치솟는 물가에 기준금리 인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월 4.1%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4.5%로 치솟으면서 이달 기준금리 인상은 사전에 예견됐다.
물가가 두 달 연속 한은 물가 안정 목표치(3.0±1.0%)의 상한을 넘어서면서 한은의 설립 목적인 물가 안정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초 이후 두 달 새 0.50%포인트 급등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하기도 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전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3월 소비자물가도 2월 수준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물가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는 것은 없다”고 밝힌 점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금통위가 두 달 연속 인상에 대한 부담으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물가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이달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 사태로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단기간 내 물가 안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경우 물가를 내버려뒀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금통위가 이날 중소기업 대출을 위해 쓰이는 총액한도대출의 금리를 2008년 8월 이후 2년7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데서 강력한 물가안정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날 발표된 2월 생산자 물가의 상승률이 6.6%에 달하면서 2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점도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인 것으로 관측된다. 생산자 물가 상승분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대부분 반영될 수 있다.
1월 광공업생산이 4개월째 두자릿수 증가율을 지속한데다 지난달 하루 평균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억 달러대로 진입하는 등 생산과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간 점은 금통위의 부담을 덜어준 것으로 보인다.
◇”숨고르기 예상”vs”선제공격 필요”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008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3%대로 진입한 만큼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11월 이후 5개월간 세 차례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의 파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의 부실화가 심화되면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저축은행 부실 문제와 구제역 파동에 따른 농축산업 위축, 중동 사태에 따른 수출둔화 가능성 등등 경제 불안 요인이 남아있는 점도 고려할 부분이다.
LG경제연구원 이창선 연구위원은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경기 측면에서 큰 부담이 될 수 있어 다음 달에는 쉬어갈 것으로 본다”며 “최근 물가 불안이 주로 공급 요인에 따른 것이어서 한은으로서도 물가 안정을 위한 무기를 일찍 소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도 “기준금리 연속 인상 시 가계부채의 부담이 심각해질 수 있으며 본격적인 긴축 신호로 받아들여져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수 있다”며 “작년 7월 이후 4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를 1.0%포인트 높인 만큼 최소한 한 달은 쉬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급등한 물가를 안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은 만큼 금통위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 한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고, 구제역 파동 등 여파로 국내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 유재호 연구원은 “물가를 보면 내달에도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기준금리를 한 달에 한 차례씩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도 베이비 스텝(단계적 방식)으로 볼 수 있지만, 금통위가 두 달 연속 인상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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