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에 ‘사과’ 서한…감정싸움 끝낼까

삼성, LG에 ‘사과’ 서한…감정싸움 끝낼까

입력 2011-03-27 00:00
수정 2011-03-2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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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김현석 전무 “부적절한 표현 사과” 편지LG디스플레이 “28일 개봉..내용 보고 대응책 결정”

3D TV 기술 논쟁 과정에서 LG디스플레이의 엔지니어들을 욕설 섞인 표현으로 깎아내린 삼성전자 임원이 LG디스플레이 측에 사과 서한을 보내 양사 간 진흙탕 싸움이 잦아들지, 소송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서한은 받았으나, 수령 당사자가 출장 중이어서 28일에야 개봉할 예정이라 구체적인 대응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2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 김현석 전무는 최근 LG디스플레이 경영지원센터장 이방수 전무에게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앞서 이달 초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3D TV 설명회에서 김 전무가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이 ‘패시브 방식도 풀HD’라고 말했다는데, 밑에 있는 엔지니어가 정말 멍청한 XX들밖에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한 데 대해 이 전무는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를 대표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김 전무는 서한에 자신의 언급이 공개석상 발언으로는 부적절했다며 유감과 함께 LG디스플레이 엔지니어들에게 사과한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그러나 이 서신을 받기는 했으나, 이 전무가 출장 중이어서 아직 개봉하지 못했고 구체적인 내용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만큼 28일 편지를 뜯어 내용을 살피고 나서 대응 방침을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모양새를 갖춘데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야 할 국내 유수 기업 간 ‘안방 이전투구’가 장기화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도 많아 LG디스플레이 측이 이를 수용하는 선에서 끝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상대 3D TV의 기술을 깎아내리는 것을 자제하는 대신 자사 제품의 장점을 강조하고 국내 및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선의의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 측이 이미 “김 전무가 공개석상에서 말한 부분에 적절치 못했던 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고, 김 전무가 사과 서한을 보낸 자체가 자신의 발언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어서 명예훼손죄나 모욕죄를 묻기 위한 소송에 들어갈 것이라는 예상도 제기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내부에서는 특히 제품 개발을 담당한 엔지니어들을 비롯한 평직원급의 반발이 여전히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하루 간격으로 ‘풀HD 3D 스마트 TV’와 ‘시네마 3D TV’를 출시하고 각각 액티브 SG(셔터안경) 방식과 패시브 FPR(필름패턴 편광안경) 방식이 기술적으로 표준이라며 상대 측을 비방하는 등 논쟁을 격렬하게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사 기술이 우위임을 은연중 내비치면서도 각종 제휴 등을 통해 스마트 기능을 강화하고 콘텐츠를 보강하는 동시에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대방 흠집 내기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쯤에서 소모적인 진흙탕 싸움을 끝내고 이들 글로벌 1, 2위 업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하거나 국제 표준으로 인정받으려 각자 노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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