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곡동 리모델링, 1개동만 빠진 까닭은

도곡동 리모델링, 1개동만 빠진 까닭은

입력 2011-06-24 00:00
수정 2011-06-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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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택한 1개동은 ‘외톨이 단지’ 될 듯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동신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쌍용 예가 클래식’으로 다시 태어났다. 그런데 당초 6개동 474가구였던 규모가 공사 이후 5개동 384가구로 줄었다. 1개동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연합뉴스 취재진은 24일 현장을 찾아 리모델링에서 빠진 ‘바’동이 지난 1978년 준공된 모습 그대로 단지 한편에 남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바동 옆에 바짝 붙어있는 단지 내 상가 건물도 마찬가지였다.

장장 31개월간의 리모델링 공사로 여느 신축 아파트 못지않은 전경을 자랑하게 된 아파트 단지에서, 바동과 상가만이 33년 세월의 더께를 뒤집어 쓴 부조화스러운 풍경은 리모델링과 재건축으로 길이 갈렸기 때문이다.

동신아파트는 당초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지난 2004년 7월 말 리모델링으로 노선을 선회하고 8월 초 주민총회를 열어 재건축조합을 해산함과 동시에 리모델링조합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끝까지 리모델링을 반대했던 바동은 결국 별도의 재건축조합을 꾸리면서 나머지 동에서 떨어져나왔다. 단지 내에서 유일한 기역(ㄱ)자 구조의 동향 건물이라 리모델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는 분석이다.

홍경호 관리소장은 “바동은 구조적인 특성상 앞뒤로 늘리면 다른 집을 가리는데 옆으로 무한정 갈 수도 없어 리모델링이 어려웠다”면서 “또 남향으로 바꾸는 등의 근본적인 변화는 재건축을 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바동은 지난해 7월 한라건설을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 나란히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상가 측이 감정평가 금액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신탁을 거부함에 따라 지루한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공사를 마친 뒤 조합원에게 돌아갈 건축물 및 대지 지분과 부담금 규모 등이 결정되지 않아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수정 동신재건축조합사무장은 “재건축 공사가 끝나면 바동 주변에 울타리를 둘러 다른 아파트로 갈 예정”이라고 말해 재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돼도 바동은 1동짜리 ‘외톨이’ 단지가 될 전망이다.

10년째 바동에 살고 있다는 박모(56.여)씨는 “얼마 전까지 이웃이었는데 이제는 남남이라니까 기분이 이상하다”면서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재건축이라도 빨리 해야 하는데 자꾸 늦어지니 걱정”이라고 불안한 심정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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