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 약하다” 출시땐 반응 시들…잡스 죽자 “유작 소장하겠다” 늘어
세계 정보기술(IT)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 전까지만 해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던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S’가 유작(遺作)으로 재평가받고 있다. 잡스와 관련된 서적도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4일(현지시간) 새로운 스마트폰인 아이폰4S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시장과 소비자의 반응은 “애플의 혁신성이 많이 약해졌다.”며 회의적이었다. 경쟁제품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2’ 등과 비교해 하드웨어 사양 면에서 별다른 차별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잡스가 세상을 떠나면서 자연스레 아이폰4S는 그가 생전에 남긴 마지막 작품이 됐다. 이에 일부 사용자들은 “잡스의 유작인 아이폰4S를 사서 소장해야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인터넷에서는 아이폰4S의 ‘4S’가 ‘for Steve’(스티브를 위한)라는 뜻이라는 해석도 등장했다. 전날 아이폰4S의 4S를 ‘for samsung’(삼성을 위한) 또는 ‘forever samsung’(영원히 삼성)이라며 비아냥거렸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 통신업계에서도 ‘잡스 효과’로 인해 전 세계 아이폰4S 판매가 예상 밖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스티브 잡스의 진정한 유작은 아이폰4S가 아닌 아이폰5”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애플뿐 아니라 글로벌 IT 업체들 대부분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차기 제품 또한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와병 중인 잡스가 아이폰5 개발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유작 논란을 벌일 정도로 아이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애플 제품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에 기반해 사람의 감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면서 단순 하드웨어 이상의 특별한 가치를 부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브 잡스를 다룬 서적 역시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등에 따르면 잡스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오전부터 스티브 잡스 관련 도서 판매량이 5~10배 늘어났다. 오는 25일 전 세계에 동시에 출간될 스티브 잡스의 공식 자서전도 예약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서점 예스24는 잡스 사망 소식이 전해진 6일 스티브 잡스 공식 자서전 ‘스티브 잡스’가 일일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고 7일 밝혔다. 잡스 사망 소식과 함께 6일 오후 2시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스티브 잡스’는 잡스 관련 도서 중 가장 높은 일 판매량을 보였다. 반나절도 안 되는 동안의 판매량만으로 6일 예스24 일일 베스트셀러 종합 9위, 비즈니스와 경제 부문 3위를 차지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2011-10-0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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