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美어플라이드, 美캐터필러+국내 부품사
삼성전자가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와 손잡고 국내 부품소재기업 육성에 나선다. 글로벌 최대 건설·중장비업체인 미국 캐터필러도 국내 부품소재기업과 새로운 부품소재 공동개발 및 해외시장 동반 진출을 모색한다.지식경제부는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최중경 지경부 장관, 권오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 총괄사장, 마이크 스플린터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 회장, 제임스 신 캐터필러 한국지사장, 국내 8개 부품소재기업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의 ‘글로벌 동반성장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밝혔다. MOU에 따르면 한국 부품소재기업은 미국의 해당 기업들과 첨단 부품 소재를 공동 개발하고 해외 시장에도 동반 진출한다. 2015년까지 이들 기업에 약 1조원 규모의 부품 소재도 공급한다.
반도체 장비 분야는 삼성전자가 MOU 교환을 주도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가 국내 부품소재기업과 첨단 부품을 공동 개발해 자사의 반도체 장비에 적용하면 삼성전자가 이들 반도체 장비를 구입한다는 게 골자다. 지경부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는 국내 기술이 부족해 국산화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국내 부품소재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해 앞장섰다.”고 전했다. 국내 반도체 장비 부품소재기업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스에 2015년까지 4000억원대의 부품을 공급할 전망이다.
건설·중장비 분야의 MOU는 지경부가 글로벌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의 전략적 제휴 지원을 위해 2010년부터 진행한 ‘글로벌 파트너십’ 사업의 일환으로 성사됐다. 지경부는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고품질 부품 소재 공급처를 찾던 캐터필러에 국내 건설·중장비 부품소재기업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며 한국을 부품 소재 공급처로 정하는 데 기여했다.
캐터필러는 올해 한국 부품소재기업 10개사를 시작으로 2015년까지 최대 30개사와 협력을 맺어 한국산 건설·중장비 부품을 6000억원 이상 조달할 계획이다. 이승우 지경부 부품소재총괄과장은 “이번 MOU 교환은 국내 중소기업과 글로벌 기업 간 상호 윈·윈하는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을 제시했다.”며 “기존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 관행 해소 위주에만 머물렀던 동반성장에서 벗어나 국내 중소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공동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성장의 틀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곽수근(서울대 교수)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은 “새로운 영역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의 동반성장 모델이 계속 나와야 한다.”며 “이번 MOU 교환은 국내 다른 대기업들도 시도하거나 또 다른 창의적인 협력 방안을 만들어내는 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2011-10-18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