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적정 의료’ 심포지엄서 문제제기고가 심장검사·치질수술 등도 적정 의료 논란
최근 로봇수술이 새로운 암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로봇수술이 남용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 전망이다.박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는 올해 기준으로 로봇수술 기계가 모두 36대 도입됐으며, 이를 이용해 연간 6천여건의 로봇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그는 “기존 수술법보다 6배나 비싼 로봇수술을 남용하는 것은 경제적 논리 왜곡”이라며 “이는 로봇수술의 효과가 실제보다 과대 포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모 대학병원의 로봇수술 전문가는 “이미 입증된 로봇수술의 효용성을 인정하지 않는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교수는 또 국내 치질 수술의 적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입원진료 1~2위를 다툴 정도로 치질 수술이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과연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박 교수 외에도 적정 진료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영상의학과 이활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영상 검사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데, 검사의 적정성 확보 여부는 의문”이라며 “방사선 검사에 따른 피폭이 환자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근거가 이미 확립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득을 잘 따져서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장내과 김용진 교수는 최근 심장질환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고가의 심장 영상검사를 활용하는 빈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 검사의 진단 정확도나 임상적 유용성을 제대로 평가한 다기관 연구결과가 거의 없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소아청소년과 강형진 교수는 소아에 사용되는 많은 약제가 ‘허가초과 의약품’이라는 사실을 문제로 꼽았다. 허가초과 의약품이란 ‘전향적 임상시험 등을 거치지 않아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을 말한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이유는 소아가 성인에 비해 사회적 약자이며, 성인보다 발병 빈도가 낮아 경제성이 없어 소아용 임상시험을 별도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강 교수는 “이 같은 허가초과 의약품은 소아에서 약물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문제가 있다”면서 “허가초과 의약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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