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혈세 21조 투입…수익 생기자 ‘그들만의 돈잔치’
보험업계의 임금과 배당 수준도 일반인의 눈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보험사에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1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국민의 ‘혈세’가 투입된 만큼 공공성이 강하다. 그런데도 경영난을 맞게 되면 국가에 손을 벌리고 이익이 생겼을 때는 그들끼리 나눠갖는 ‘탐욕’이 심각한 수준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에 13개 보험사의 등기이사 평균연봉은 9억3천608만원으로 집계됐다. 3개 카드사의 등기이사 평균연봉은 4억8천599만원이다.
등기이사 평균연봉을 보험사별로 보면 메리츠화재가 31억4천6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LIG손해보험(16억3천289만원), 삼성생명(14억5천700만원), 현대해상(10억9천900만원), 코리안리(10억3천200만원)의 등기이사가 10억원이 넘는다.
고액 급여는 올해도 여전했다. 1분기(4∼6월) 보험사 등기이사들의 월급은 평균 4천918만원으로 은행(5천757만원)보다는 적었지만, 증권사(4천735만원)보다는 많았다.
카드사 등기이사의 지난해 평균연봉은 삼성카드(5억5천197만원), 현대카드(5억1천200만원), 신한카드(3억9천400만원) 순으로 많았다.
직원들의 급여도 많은 편이다.
보험사 직원의 평균연봉은 작년에 5천940만원이었다. 코리안리(9천만원), 삼성생명(8천200만원), 삼성화재(7천471만원), 현대해상(7천400만원) 직원이 평균보다 높았다.
카드사의 직원 1인당 연봉은 5천902만원이었다. 현대카드(6천800만원), 신한카드(6천100만원), 삼성카드(5천800만원) 순으로 많았다.
보험회사와 카드회사들은 배당 수준도 만만찮다.
증시에 상장된 보험사 중 지난해 배당을 한 회사는 9곳이었고, 이들의 평균 배당성향은 26.02%였다.
대한생명의 지난해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은 42.1%에 달했다. LIG손해보험(36.02%), 현대해상(35.30%), 메리츠화재(32.47%), 코리안리(30.30%) 등도 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들에게 나눠주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보험회사는 설비투자를 많이 하지 않아 배당금이 많은 편이다. 자본건전성만 유지할 수 있으면 배당을 얼마나 할지는 회사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당이 사주의 ‘사익챙기기’로 악용됐다는 지적도 있다.
메리츠화재는 2008년 5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고서 53억원을 배당해 마이너스(-)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최대주주가 전체 배당금의 20% 이상을 가져갔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당시 배당은 상반기 결산을 기준으로 한 중간배당이다. 그때는 흑자 상태였다. 하반기에는 적자를 기록해 배당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카드사들의 배당성향은 회사별로 차이가 컸다.
신한금융지주의 100% 자회사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순이익의 54.20%를 배당했다. 삼성카드(15.89%)와 현대카드(9.09%)의 배당성향은 비교적 낮았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