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돈세탁 의혹’ 베넥스는 접대비가 순익 초과>

<‘SK 돈세탁 의혹’ 베넥스는 접대비가 순익 초과>

입력 2011-11-17 00:00
수정 2011-11-17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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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속 김원홍은 한때 ‘투자 귀재’…역술인은 아닌 듯

SK그룹의 선물투자의 ‘돈세탁 통로’로 거론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는 의혹투성이 창업투자회사다.

베넥스는 접대비가 순이익보다 많아 정상적인 영업보다 인맥관리나 로비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최 회장이 선물투자를 할 때 결정적인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씨는 한때 선물투자의 귀재로 알려졌으나 역술인은 아닌 것으로 증권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베넥스가 세간의 의혹대로 최태원 SK 회장 형제의 자금 횡령을 도왔다면 창투사로서 자격을 상실할 전망이다. 창투사로서 설립 목적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17일 “돈세탁 등에 창투사가 개입됐다면 등록 취소 사유가 된다.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등록 취소 요건을 정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베넥스는 SK그룹에서 상무를 지낸 김준홍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창업투자회사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김씨는 작년 말 기준으로 베넥스의 주식 80.84%(94만739주)를 보유했다. 나머지는 서모 대표이사가 8.33%, ㈜지아앤지나가 8.33%, 기타주주가 2.50% 각각 갖고 있다.

김씨는 회사가 설립된 2006년 9월 당시에는 지분 100%를 보유했다. 한때는 직접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이후 글로웍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대표직을 사임했다.

이 회사는 대표가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될 정도로 행적이 매우 불투명하다. 접대비가 순이익을 초과하는 재무구조에서도 온갖 의혹이 생긴다.

베넥스의 접대비는 2008년에 2억6천만원으로 순이익의 53%였다. 2009년에는 접대비(3억7천만원)가 순이익(3억4천만원)보다 많아졌다. 작년에는 접대비(4억9천만원)가 순이익(4억800만원)을 8천만원 이상 초과했다.

정상적인 영업보다는 인맥관리를 통한 로비성 영업을 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이 회사의 자본금은 2006년 설립 당시 80억원으로 시작해 수차례 유상증자를 거친 뒤 2009년 120억원까지 늘었다. 작년에는 회사가 분리되며 58억원으로 다시 줄었다.

작년 베넥스에서 문화콘텐츠 투자사업 부분이 분리돼 비엠씨엔베스트먼트(자본금 62억원)가 새로 설립됐다.

SK그룹 수사의 중심에 있는 김원홍(50)씨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다.

지금까지 SK가의 선물투자 대리인으로 활동하며 최태원 회장의 자금 5천억여원을 맡아 선물에 투자했다가 3천억원대 손해를 본 인물로 알려졌다.

김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증권회사에 입사하고서 한때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아 금융전문가로서 명성을 얻기도 했다. 100억원을 투자해 단기간에 1천억원을 번 적도 있다는 소문이 나돈다.

이런 명성을 믿고 최 회장이 거액의 선물투자를 의뢰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중국에서 투자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는 애초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무속인은 아닌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김원홍씨가 역술인이라는 소문은 사실이 아닐 것이다. 그는 한때 높은 투자수익률 덕분에 명성을 얻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 씨는 국내 보험판매 전문회사인 A사의 지분 12.95%를 소유한 3대주주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4~9월) 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9월 말 현재 자본금은 100억원에 달한다.

A사 관계자는 “김원홍씨는 회사가 생길 때부터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안다”며 “SK사건에 연루된 베넥스와 우리 회사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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