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사흘 앞…게임업계 “미리 준비하자”

’셧다운제’ 사흘 앞…게임업계 “미리 준비하자”

입력 2011-11-17 00:00
수정 2011-11-17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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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에선 막바지 점검에 분주…콘솔은 아직 협의 중인 곳도해외 게임 예외 인정해 국내업체 역차별도 논란

오는 20일 자정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셧다운제’를 3일 앞두고 게임업계가 분주하다.

16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차단하는 ‘셧다운제’를 적용하려면 게임 내 시스템에 특정 시간대에 특정 연령층의 접속을 막는 기능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1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을 앞두고 일부 업체는 이미 관련 시스템을 마련해 자체적으로 미리 적용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시스템을 마련한 상태에서 20일 자정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당국 눈치 보기…”미리 적용해두자” = CJ E&M 넷마블은 지난 2일부터 온라인 게임 ‘얼로즈온라인’에서 심야 시간 16세 미만 이용자의 게임 이용을 차단하고 있으며, 다른 게임들도 제도 시행 전인 17~18일에 미리 접속 제한을 적용할 예정이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도 지난 10일부터 ‘셧다운제’ 적용 연령층이 심야에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와 ‘스타크래프트2’에 접속하는 것을 막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17일 자정부터 밤늦은 시간 청소년 접속을 막기 시작했다.

게임업체들이 이처럼 제도 시행 이전에 자체적으로 ‘셧다운제’를 시작하는 것은 시스템 오류를 염려해서다.

시행 당일 혹시나 시스템 오류가 생겨 16세 미만 청소년이 접속하는 일이 생기면 자칫 오해를 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혹시 에러나 버그 때문에 셧다운제 적용 대상 이용자가 접속에 성공했다며 ‘인증샷’을 공개하거나 하면 규제 당국과 여론의 엄청난 뭇매를 맞을 수도 있다”며 “일부 업체에서는 그런 우려 때문에 미리 적용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시행일에 맞춰 국내법을 준수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게 하려고 미리 패치 날짜를 앞당겨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도 게임 시스템에 대규모 패치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아 미리 잡혀 있던 다른 업데이트를 진행하면서 ‘셧다운제’ 관련 기능도 함께 집어넣는 경우도 있었다.

◇막바지 점검에 분주 = 시행일에 맞춰 ‘셧다운제’를 시행하는 곳도 이미 관련 시스템 구현을 마쳤거나 테스트 서버 적용 등 막바지 점검을 서두르고 있다.

16세 미만 이용자가 가장 많은 업체인 넥슨은 17일부터 테스트 서버에 관련 패치를 먼저 업데이트 해 최종 점검에 나섰다.

테스트 서버에서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20일 자정에 맞춰 본 서버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강제 시행 전에도 자발적으로 셧다운제를 준비했던 적이 있다”며 “현재 구체적인 준비는 다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NHN 한게임과 네오위즈게임즈도 20일에 맞춰 시스템에 적용할 준비를 마쳤다.

그러나 혹시 모를 오류 발생이나 이용자의 불만 제기 등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일부 콘솔(가정용게임기) 게임업체 중에는 아직 ‘셧다운제’의 구체적인 대응책을 논의 중인 곳도 있다.

전 세계 공용 서버를 사용하는 탓에 시스템 적용이 어려운 곳도 있고, 실명 인증을 거친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아 ‘셧다운제’ 시행에 난색을 보이는 곳도 있다.

콘솔 게임 업체들은 여성가족부 등 규제 당국의 관련 지침이 늦게 나온 탓에 준비 시간도 많지 않았다.

게임업체 관계자는 “20일에 셧다운제를 시행하더라도 얼마간의 유예 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과거 CD 패키지 형태로 판매한 게임을 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대표적인 패키지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 등 해외업체인 블리자드의 제품이고 ‘셧다운제’의 여파는 주로 국내업체 게임에 적용된다는 점에서 일종의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블리자드가 시스템 구축의 어려움을 내세워 청소년·성인 구분 없이 심야에 이들 게임 접속을 전면 차단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자마자 여성가족부의 제외 결정이 나와 논란이 더 증폭됐다.

국내 업체는 비싼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구축했는데 블리자드가 강수를 두자 여성가족부가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성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이를 제외했다는 것이 업계 일각의 관측이다.

◇이용자 공지 등 홍보에도 주력 = 업체들은 홈페이지 메인 화면과 게임 접속 화면 등을 통해 이용자에게 제도 시행을 알리고 있다.

적용 대상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등 언론 기사를 자주 접하는 연령층이 아니라는 점에서 제도 시행 이후 혼란을 겪을 여지가 있다.

팝업 공지로 홍보하더라도 습관적으로 내용을 읽지 않고 팝업창을 닫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체는 시행 이후 고객센터에 이용자 문의가 늘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홍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시행 이후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낮은 셧다운제 적용 대상 이용자가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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