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저축銀 금리인하 경쟁

금융지주 계열 저축銀 금리인하 경쟁

입력 2011-12-14 00:00
수정 2011-12-1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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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리의 절반수준 쏟아져 “자금력 이용 업계 장악” 반발

금융지주사들이 저축은행을 인수하거나 인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대출금리 인하 바람이 거세다. 기존 저축은행의 대출금리와 비교해 절반 수준 상품들이 쏟아지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서민금융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존 저축은행들은 자금력을 이용한 업계 장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계열사인 SC저축은행은 최근 대출금리가 연 4.76~4.96%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했다. 이는 연 5%대 초반의 시중은행 주택대출 상품보다 낮은 금리다. 저축은행 업계의 기존 주택대출 상품 금리(연 7~14%)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제일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도 내년 1월 KB저축은행(가칭) 출범에 맞춰 파격적인 조건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3월 인수한 우리금융저축은행(옛 삼화저축은행)은 내년 초 ‘중금리 상품’을 선보이기로 했다. 시중은행(연 6~13%)과 저축은행(연 20~30%)의 중간 수준인 10% 중·후반대 신용대출 상품이다. 토마토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한금융지주도 기존 저축은행 상품보다 대출금리가 낮은 새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지주의 계열 저축은행이 저금리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는 주된 이유는 자금 조달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간 기존 저축은행들은 높은 수신금리로 고객들을 끌어들인 후 이보다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한 대출상품으로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 반면 지주사에 편입된 저축은행들은 자기자본의 3배 내에서 지주계열사에서 자금을 빌려올 수 있다.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채 금리는 연 3.75%에 불과하다. 저축은행의 1년 적금금리(5.05%)보다 1.3%포인트나 저렴하다.

금융지주사 입장에서는 고객 기반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고객도 계열 저축은행을 통해 대출을 알선토록 할 수 있다. ‘따뜻한 금융기업’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기존 저축은행업계는 금융지주사 계열 저축은행들의 공격적인 행보에 당황하는 기색이다. 자산 비중으로는 전체 저축은행의 10% 정도지만 브랜드 인지도와 신뢰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금리 소매금융시장이 대형 대부업계에 잠식당한 상황에서 상대적인 저금리 메리트라도 있었는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등장하면서 아래, 위로 협공을 받게 됐다.”면서 “결국 약육강식 논리에 의해 저축은행 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2011-12-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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