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엽 부회장, 경영복귀…사실상 사퇴철회

박병엽 부회장, 경영복귀…사실상 사퇴철회

입력 2011-12-14 00:00
수정 2011-12-1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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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퇴 의사를 밝힌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 회사 채권단과 만나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을 위해 채권 일부의 상환 연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으로 출국했던 박 부회장은 이날 새벽 귀국, 대전 신용협동조합 연수원에서 신협 채권단 관계자들을 만나 “워크아웃 5년간 참아 줘서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하고 구체적인 채무 상환 계획을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협이 보유한 비협약 채권 380억 가운데 70%는 이달 말에 상환하되 30%의 상환은 6개월 미뤄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신협은 채권단이면서 팬택의 주주”라며 “회사의 주식 가치를 더욱 높여야 하는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신협 측은 박 부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채권 30%의 상환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달 말 사퇴 의사를 밝혔던 박 부회장이 6개월 뒤에 채권을 상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사실상 오는 31일 이후 부회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접은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게다가 그가 신협 측에 주식 가치를 높이기 위한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밝힌 것도 이전의 사퇴 의사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은 “돌아와 일하는 것이 박병엽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박 부회장이 채권 30%의 상환 연기를 요청한 것은 일시적으로 급격하게 자금이 빠져나가면 회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염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팬택은 2006년 12월 15일 워크아웃에 들어가 이날로 만 5년을 맞았다.

팬택은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필요한 비협약 채권 2천300억원의 상환을 매출 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해결할 방침이다.

ABCP은 매출채권·부동산·회사채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기업 어음으로, 일반 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업계 관계자는 “박 부회의장이 경영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팬택 정상화를 위한 승부수 아니겠느냐”면서 “팬택 정상화가 사실상 이뤄진만큼 사의를 접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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