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시트 공포’… 유출자금 80% 유럽계

‘스펙시트 공포’… 유출자금 80% 유럽계

입력 2012-06-02 00:00
수정 2012-06-02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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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올해 1분기 자본유출 규모가 970억 유로(약 141조원)에 달하는 것을 나타나면서 스펙시트(Spexit·스페인의 유로존 이탈)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실제 유로존을 이탈하면 유로존이 해체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글로벌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몰리면서 미국·독일 국채뿐 아니라 일본 국채도 9년 만에 최저 금리를 기록했다. 지난달 국내 증시의 자금 유출 중에 80%가 유럽계로 파악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공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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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계 자금의 유출 규모는 3조 9000억원이고, 이 중 유럽계 자금은 3조 1000억원(80%)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국계 자금의 유출 규모가 2조 2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금융계 관계자는 “영국계 자금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단기성 자금이 많고 다른 자금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는 속성이 있다.”면서 “스페인 문제가 지속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 역시 3년 내리 ‘5월의 저주’에 발목이 잡혔다. 2010년 5월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연합(EU)에서 1차 구제금융을 받았고, 지난해 5월에는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 이슈가 불거졌다.

올해 5월 역시 그리스와 스페인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56%로 사상 최저치를 연일 경신했고, 독일 10년물 국채도 2%를 밑돌면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10년물 국채는 장중에 0.81%를 기록해 2003년 7월(0.82%) 이후 가장 낮았다.

세계금융시장에서는 한달 동안 스페인 IBEX지수와 이탈리아 FTSE MIB지수가 각각 18.5%, 17.8%씩 하락했고, 코스피지수(-6.99%), 일본 닛케이지수(-8.6%), 홍콩 항생지수(-11.7%), 독일 DAX지수(-13.5%), 미국 S&P500지수(-6.7%) 등도 크게 내렸다.

문제는 스페인 상황이 악화일로라는 점이다. 스페인중앙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970억 유로(약 141조원)의 자본 유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0% 규모다. 지난달 31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장중 한때 600을 넘기면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자본 유출이 최근에 더 악화됐을 것이라면서, 악재가 뒤엉킨 ‘퍼펙트 스톰’(최악의 위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원 연구전문위원은 “스페인은 그리스와 경제 규모가 달라 유로존의 주요국들이 자국 중심의 입장을 버리지 않을 경우 유로존 해체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8.96포인트(0.49%) 내린 1834.51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19포인트(0.04%) 오른 472.13을 기록했다. 개인과 기관이 1243억원, 654억원씩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은 2342억원어치를 내다팔았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2012-06-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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