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총수까지 수사 칼끝 뻗치자 당혹…”빨리 마무리돼야”
LIG건설 기업어음(CP) 발행에 대한 검찰 수사가 그룹 본사까지 뻗치자 회사측은 대주주에게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19일 LIG그룹과 검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20여명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본사와 LIG손해보험, LIG건설 등 계열사에 들이닥쳐 회계와 사업 관련 부서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이번 수사는 LIG건설이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CP를 대량 발행해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끼쳤다는 고소·고발에 따른 것이다.
손실을 입은 투자자는 물론 증권선물위원회도 지난해 8월 투자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CP를 팔았다는 이유로 발행사인 LIG건설과 판매사인 우리투자증권을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1년 넘게 봐 오던 사건인데 그동안 미뤄둔 것을 마무리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CP 발행 문제는 작년 초부터 계속 제기돼 온 내용이라 회사 측에 별다른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계열사뿐 아니라 그룹 총수까지 겨냥할 가능성이 엿보이자 회사 내부에는 긴장감이 흐르는 모습이다.
검찰은 지난 2월 구자원 그룹 회장과 구 회장의 장남인 구본상 LIG넥스원 부회장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이날 그룹 본사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또다른 그룹 직원은 “투자자들이 대주주도 책임을 지라는 민형사상 소송을 돌아가면서 내고 있어 검찰이 절차대로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된다”면서도 “아무래도 회장 이름이 거론돼 예민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건설 계열사가 그룹 비자금 조성의 통로로 종종 활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에서도 유사한 정황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고 있지만 LIG건설 측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회사에서 비자금이 나올 여지가 어딨냐며 반박하고 있다.
또 LIG건설로서는 회생계획안이 확정된 이후 이르면 연말이나 내년 법정관리 졸업을 목표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었는데 이번 압수수색이 찬물을 끼얹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LIG건설은 법정관리 인가 이후 민간, 공공 부문을 가리지 않고 8건의 신규 사업을 수주하는 등 영업을 정상화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롭게 나온 사건이 아니라 계속 거론돼 온 내용이라 추가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빨리 정리를 해줘야 기업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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