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럭셔리 여행’ 보낸 조선호텔 왜?

직원들 ‘럭셔리 여행’ 보낸 조선호텔 왜?

입력 2012-10-04 00:00
수정 2012-10-04 00:2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서비스 누려봐야 할 수 있다” 해외 특급호텔 체험관광 보내

‘4인 여행 경비만 1000만원.’

여행 회사의 호화 패키지 가격이 아니다. 조선호텔이 최근 직원들을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노는 출장’을 보내면서 들이는 돈이다.

지난달 조선호텔 홍보실의 안주연 계장을 비롯한 직원 4명은 1인당 250만원을 받아들고 함께 일본에 다녀왔다. 3박4일의 도쿄에서 하는 일은 만다린 오리엔탈, 리츠칼튼, 콘래드, 파크하야트 등 특급 호텔에 묵으며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었다. 이들이 묵은 객실 평균 가격은 1박 70만원짜리. 멋진 야경으로 유명한 파크하야트의 ‘뉴욕 그릴’에서 와인을 겸한 최고급 스테이크를 먹는 데는 100여만원을 썼다.

회사 돈으로 ‘럭셔리 여행’이라니, 단체 포상이라도 받은 걸까. 이 아이디어는 지난 7월 부임한 브라이언 백 총지배인의 머리에서 나왔다. 그는 “고급 서비스를 누려 봐야 서비스를 제대로 할 수 있다.”며 일반 직원 대상 해외 고급 호텔 및 식당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사내 게시판에 유례 없는 ‘호화 연수’를 공지했고 직원들로부터 ‘내가 가야 하는 이유’를 받아 홍보, 식음장, 시설관리 등의 분야에서 총 39명을 뽑아 4명씩 9개조로 나눠 세 나라로 체험 관광을 보냈다. 호텔은 직원들에게 숙박 정보를 위한 세계 100대 호텔 리스트만 줬을 뿐 어떠한 부담도 주지 않았다. 다만 다녀온 뒤 2주 안에 감상기를 써내도록 했다.

자유로운 일정이었지만 직원들은 시간, 돈 무엇 하나 맘껏 쓸 수는 없었다. 안 계장은 “방문하는 호텔마다 주방까지 샅샅이 봐야 직성이 풀렸고, 정작 비싼 메뉴판 앞에서 망설여졌다.”고 말했다.

우수 직원이 아닌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이 같은 연수가 사내에 큰 반향을 일으키자 조선호텔은 앞으로 ‘럭셔리 연수’를 계속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2-10-04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투표
'정치 여론조사'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최근 탄핵정국 속 조기 대선도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치여론조사' 결과가 쏟아지고 있다. 여야는 여론조사의 방법과 결과를 놓고 서로 아전인수격 해석을 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론이 그 어느때보다 두드러지게 제기되고 있다. 여러분은 '정치 여론조사'에 대해 얼마큼 신뢰하시나요?
절대 안 믿는다.
신뢰도 10~30퍼센트
신뢰도 30~60퍼센트
신뢰도60~90퍼센트
절대 신뢰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