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럽지역 對애플 판금신청 전격 철회…왜?

삼성, 유럽지역 對애플 판금신청 전격 철회…왜?

입력 2012-12-19 00:00
업데이트 2012-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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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보호 이미지 강조…소송 집착 애플과 대조

삼성전자가 유럽 지역에서 애플 제품에 제기한 판매금지 신청을 전격 철회할 뜻을 밝혀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18일 프랑스,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지역 5개국에서 진행 중인 애플과의 소송에서 표준특허 관련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결정은 애플이 미국 법원에서 제기한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영구 판매금지 요청이 기각된 직후에 나왔다.

이런 까닭에 삼성전자가 소송에 집착하는 애플과 대조되는 행보를 보여줌으로써 ‘소송보다는 경쟁을 선호한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각인시켜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한다는 방침을 밝히며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다는 제품으로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법정에서의 다툼보다는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표준특허의 프랜드(FRAND·표준특허 보유자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특허 사용자에게 라이선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규정) 의무를 준수해왔으며 애플과의 특허 소송이 방어 차원임을 누차 강조해왔다.

애플이 경쟁사와 무차별 소송을 벌이면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도 삼성전자에게는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삼성전자 등과 소송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무시하고 산업계의 혁신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경제전문 매체인 포브스는 지난 8월 애플이 승리를 거둔 미국의 배심원단 평결 이후 이 회사 페이스북에 부정적인 글이 전체의 85%에 이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애플과의 유럽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판매금지 신청까지 강행하면 자칫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만큼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하는 것이 득이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애플이 판매금지 신청으로 압박을 가해올 때마다 ‘애플이 업계의 혁신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려 한다’고 입장을 표명했었다.

삼성전자가 최근 스마트폰 경쟁에서 애플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있는 것도 소송보다는 제품 경쟁으로 승부하겠다는 판단을 도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천960만대의 판매고를 올려 2천690만대를 판매한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렸으며 애플의 아이폰5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장 예측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화해를 염두에 두고 애플에 대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일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 지원에서 열린 심리에서 “애플이 이른바 ‘원자핵 전쟁(thermonuclear war)’을 하고 있으며 시장이 아닌 법정에서 경쟁을 추구하고 있다”며 “우리는 기꺼이 합의할 의사가 있다. 공은 저쪽에 넘어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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