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 벗어나기’ 힘든 사회…빈곤탈출률 8년새 최저

‘빈곤 벗어나기’ 힘든 사회…빈곤탈출률 8년새 최저

입력 2015-01-27 04:35
수정 2015-01-2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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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4.5명 중 1명만 ‘빈곤 탈출’…고소득층 4명 중 3명은 계속 고소득층

저소득층에서 빈곤을 벗어나 중산층 이상으로 ‘신분 상승’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층에서 ‘고소득층’으로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은 27일 작년 실시된 9차년도 한국복지패널 조사(조사 대상 가구 7천48가구) 결과를 담은 ‘2014년 한국복지패널 기초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사연은 다양한 인구집단별로 생활실태와 복지욕구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6년 1차년도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를 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 조사(8차년도 조사)에서 저소득층이었던 사람 중 중산층 혹은 고소득층으로 이동한 사람의 비중, 즉 빈곤탈출률은 22.6%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저소득층 4.5명 중 1명만 빈곤 상태에서 ‘탈출’하는 셈이다.

빈곤탈출률은 1차년도와 2차년도 사이 조사에서 32.4%를 기록했지만 이후 점점 낮아져 8년 사이 10% 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저소득층 중에서는 22.3%가 중산층으로 이동했지만, 이 역시 지난 8년간의 조사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중산층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고소득층으로 신분이 ‘수직 상승’하는 경우는 0.3%에 그쳤다. 이는 8년 전 2.5%에 비하면 8분의 1 수준으로 낮아진 것이다.

저소득층은 경상소득을 기준으로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순서대로 줄을 세웠을 때 정확히 중간에 위치한 가구)의 소득의 50% 이하에 해당하는 가구다. 중위소득의 50~150%는 중산층, 150%를 넘는 경우는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

고소득층이 계속 고소득층에 남을 확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가난한 사람은 빈곤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대신 부자는 계속 부유한 상태를 유지하기 쉬운 상황이 점점 더 굳어지는 추세다.

8차년도 조사에서 고소득층이었던 사람 중 9차년도 조사에서도 고소득층인 사람은 77.3%로 직전 조사(7차→8차)의 75.2%보다 2.1% 포인트 올라갔다.

반면 고소득층이었다가 저소득층이 된 사람은 0.4%뿐으로, 역대 조사 중 가장 낮았다. 8년전 조사(1차→2차)에서 2.0%였던 것이 5분의 1로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소득을 기준으로 한 계층의 변화가 적은 것은 고용 형태의 고착 상황과 연관이 큰 것으로 보인다.

8차 조사 때 임시일용직이었던 사람의 83.0%는 9차 조사에서도 여전히 임시일용직이었고 13.1%만이 상용직으로 고용 형태가 바뀌었다.

상용직 근로자의 92.5%는 계속 상용직 근로자였으며 고용주였던 사람의 77.8%는 계속 고용주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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