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세로 돌아선 산업활동…또 불거진 경기둔화 우려

감소세로 돌아선 산업활동…또 불거진 경기둔화 우려

입력 2015-04-30 10:25
업데이트 2015-04-30 10:2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추경·추가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목소리 커져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회복세로 실물 경기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실물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올 3월에 생산·소비·투자가 두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다시 불거졌다.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엔화 약세로 수출에 대한 불안감마저 커져 정부 기대와 달리 우리 경제가 2분기에도 반환점을 맞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 3월 생산·투자·소비 모두 감소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3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투자·소비 등 모든 지표가 감소세를 보였다.

”2월 증가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수치들이 조정되는 약보합세”라는 정부의 설명을 고려해도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반짝 증가하며 기대감을 키웠던 전체 산업생산은 3월 들어 전월대비 0.6% 감소세로 돌아섰다.

73.6%에 머문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2009년 5월 73.4%를 기록했던 이래로 5년10개월 만에 최저치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인 수출도 1년 전보다 1.2%나 줄며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내수도 주춤하고 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는 2.8% 늘었지만, 전달보다는 0.6% 줄었다.

투자에서는 설비투자와 건설기성이 각각 3.9%, 6.8% 감소했다. 특히 국내기계수주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0.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G2(미국·중국) 경기 둔화에 엔저까지…대외 여건도 불안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 여건도 심상치 않다.

주요 수출국 경기가 좋지 않은데다 ‘나홀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 경기 버팀목인 수출전선이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선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불안한 양상이다. 중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7.0%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이 추락한 2009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과 함께 세계경제를 주도하는 미국 경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소비와 수출의 동반 부진으로 0.2%에 머물렀다. 시장 전망치가 1% 내외였다는 점에서 0.2% 성장은 ‘쇼크’ 수준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국(25.4%)과 미국(12.3%)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의 38%를 차지하기 때문에 G2의 성장률 둔화는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율 흐름까지 수출에 불리해졌다. 엔저(円低) 현상이 심화한 탓이다.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원·엔 환율 100엔당 900원선이 지난 27일 무너졌다. 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진 것은 7년 2개월 만이다.

한국은 세계 수출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 하락으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지면 자동차, 선박, 석유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최근의 ‘엔저 쇼크’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대로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올해 1분기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어들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출이 2분기에도 플러스로 돌아서기 어려워 보인다”며 “미국과 유럽 경기 둔화, 유럽 경기의 회복 지연, 환율 부담까지 고려하면 2분기에도 수출은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2분기 반등 여부 놓고 시각차…추경론 탄력

올 1분기 경제지표에 대한 해석을 놓고선 정부 측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이 때문에 2분기 경기에 대한 진단도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우리 경제에 미약하지만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올 2분기의 경기 흐름이 앞으로 회복세의 지속 여부를 판단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3월의 산업생산 지표에 대해 2월 설 효과 등을 고려하면 조정이나 보합 국면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병환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2월 증가 폭이 워낙 커서 약보합세를 나타낸 것으로, 추세적으로는 여전히 완만하게 올라가는 모양새”라며 “4∼5월이 되면 지표가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진단은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다”면서 “더 이상 경기 낙관론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경기 회복의 시점이 2분기가 아닌 하반기 이후로 가는 상황”이라며 “경기 바닥이 다져져야 반등할 수 있는데 바닥이 너무나 약해 2분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 1분기 경기 성적표로 추가 기준금리 인하와 추경 편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 교수는 “통화정책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현재 가능성 범위에서 재정지출을 확대해도 어려움이 따르면 추경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팀장도 “추가로 재정확대 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세수 부족으로 추경 편성 또한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하반기 재정절벽을 피하려면 추경 편성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면서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증가 등으로)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