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파문 도요타 사태보다 국내 영향 작아”

“폴크스바겐 파문 도요타 사태보다 국내 영향 작아”

입력 2015-09-29 10:31
업데이트 2015-09-2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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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보고서…”국내 완성차업체 내수 점유율 확대 미지수”

폴크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국내에 미칠 영향은 지난 2009∼2010년 도요타의 가속페달 결함 사태 때의 반사이익보다 작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 이항구 선임연구위원은 29일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와 업계의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이 이렇게 내다보는 이유는 국내 완성차업체가 세계 시장에서 폴크스바겐과 벌이는 경쟁 상황이 도요타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차 등은 도요타와 훨씬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라 2010년 당시 시장 점유율 등에서 상당한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폴크스바겐과는 경합도가 낮아서 얻을 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폴크스바겐이 발 빠르게 사태 수습에 나선 점도 또 다른 근거로 제시했다. 폴크스바겐의 CEO가 즉각 사임하고 독일 정부뿐 아니라 유럽 주요국 정부 등도 진화에 나선 점이 사태 확산을 막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주리라는 분석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완성차업체가 내수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미 국내 자동차시장의 고객층은 국산차 소비 계층과 수입차 소비 계층으로 분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자동차 산업은 단기적으로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지 말고 오히려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기에 빠졌던 GM과 도요타가 빠른 시간 내에 정상을 되찾은 후 과거보다 경쟁력이 더욱 강화됐다는 점 때문이다.

그는 “독일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으며 세계 1, 2, 3위의 부품 업체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업체는 또 판매 공세를 강화할 일본 업체와 중국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미국 업체에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이 하락하는 가운데 오히려 출혈경쟁이 심화할 가능성까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업체는 이번 사태를 통해 가격 인하를 가속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업체들은 그동안 엔화 약세로 인한 환차익을 수익으로 돌리다가 최근 가격 인하로 전략을 변경했는데 폴크스바겐 사태가 또 다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국산차와 일본차 간의 가격 격차가 축소되면서 일부 차종에서는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한·일 업체간 가격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과 유럽시장 판매에서는 폴크스바겐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중국시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위원은 “폴크스바겐은 중국정부의 규제로 중국시장에서는 디젤 차량을 생산·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폴크스바겐의 명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돼 중국 소비자들이 차량 구매를 단기적으로 회피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차종별로는 단기적으로 휘발유 자동차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지만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자동차의 수요도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유가 때문에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는 상황이라 큰 폭의 수요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업체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국 정부가 연비와 안전 규제에 이어 환경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라 자동차산업과 연관 산업은 저성장 저수익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마련하려면 제품, 공정,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고 관련 원가를 절감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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