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형제, 제과 지분 놓고 신경전

롯데가 형제, 제과 지분 놓고 신경전

입력 2015-12-13 10:40
업데이트 2015-12-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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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제과 우호지분 확대…”시너지 효과 노린 것” 신동주 측 “일본 기업 아니라면서 일본 영향력 강화”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롯데제과 지분을 둘러싼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롯데제과는 한국 롯데에서 최상위 지주회사인 호텔롯데와 다른 계열사를 연결하는 중간 지주사로, 그룹 순환출자 구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일본 계열사를 통한 롯데제과 추가 지분 매입으로 우호지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고,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일본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행위’라며 견제하는 모양새다.

롯데그룹의 일본 제과 계열사인 ㈜롯데는 지난 4일 롯데제과 지분을 2.07% 매입한 데 이어 9일 지분 7.93%를 추가로 공개매수하기로 했다. 주당 매수 가격은 230만원으로, 공개매수에 필요한 돈만 2천594억원에 이른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롯데의 지분율은 10%까지 높아진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제과에 대해 개인 지분 8.78%에다 자신이 사실상 장악한 ㈜롯데의 지분 10%, 롯데알미늄(15.29%) 등 계열사 지분까지 최대 40% 안팎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반면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롯데제과 지분은 3.96%에 불과하고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하는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 6.83%를 합친다 해도 10% 안팎에 불과하다.

롯데그룹은 ㈜롯데의 롯데제과 주식 매입이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신동빈 회장의 그룹 장악력을 높이려는 행보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사업 협력만을 위해서라면 2천500억원 넘게 들이면서까지 지분 매입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에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 중 하나가 과거 신동주·동빈 형제 간의 롯데제과 지분 매입 경쟁이다.

2013년 8월 이후 신동빈 회장은 수차례에 걸쳐 롯데제과 주식을 사들여 3.52%에 불과하던 지분율이 8.78%까지 높아졌고,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꾸준히 주식을 매입해 3.52%였던 지분율을 3.96%로 높였다.

롯데제과는 롯데그룹 중간 지주사로서 롯데칠성음료(19.29%), 롯데쇼핑(7.86%), 롯데푸드(9.32%)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당수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제과에 대한 장악력을 잃으면 식·음료 등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도 연쇄적으로 잃을 가능성이 커진다.

더욱이 내년 3월 롯데제과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등기임원 9명 가운데 임기가 만료되는 6명(신격호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김용수 부사장 등)의 선임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형제간 표 대결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롯데는 한국 롯데제과 주식을 추가 매수하지는 않기로 했다.

10% 지분으로도 신동빈 회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기에 충분하고 추가 지분을 매입하면 ‘한국 롯데가 일본에 종속된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견제에 나섰다.

신 전 부회장과 함께 일하는 SDJ코퍼레이션의 핵심 관계자는 1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본으로부터 독립하겠다고 이야기하는 신동빈 회장이 어떻게 일본에 점점 예속되는 구조를 가져가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롯데가 롯데제과 지분을 10% 갖고 있다고 해서 시너지 효과를 더 낼 수 있는 것이냐”며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우리는 롯데제과 하나를 두고 경영권을 회복하겠다고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의미를 부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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