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부익부 빈익빈’…수익성·성장성 격차 갈수록 커진다

기업도 ‘부익부 빈익빈’…수익성·성장성 격차 갈수록 커진다

입력 2017-01-15 10:11
수정 2017-01-1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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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업 분위수 통계…2011년 이후 영업이익률 격차 계속 확대

한국 경제가 연간 2%대의 ‘저성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들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의 ‘기업경영분석 분위수 통계 작성 배경 및 결과’ 보고서를 보면 2011년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익성 격차가 전반적으로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경영분석에서 분위수 통계는 기업들의 실적 등을 오름차순으로 정리한 후 25%(1분위), 50%(2분위·중위수), 75%(3분위)에 해당하는 값을 산출한 것을 말한다.

일부 기업들의 실적에 크게 좌우되는 평균치 통계를 보완하고 실적의 분포 정도를 파악하는 데 효과적이다.

한은이 2015년 기업 43만598개(제조업 10만6천545개·비제조업 32만4천53개)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분석한 결과, 중위수는 2.9%로 평균치(4.7%)보다 1.8% 포인트(p) 낮았고 1분위수는 -2.4%, 3분위수는 7.4%로 나타났다.

1분위수가 마이너스(-)라는 사실은 적자영업 기업이 25%를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3분위수에서 1분위수를 뺀 ‘분위수 격차’는 9.8%p이다.

분위수 격차는 상·하위 25%를 제외한 기업의 실적 격차의 추이를 보여준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의 분위수 격차는 2011년에는 8.1%p에서 2012년 8.5%p, 2013년 8.7%p, 2014년 9.5%p 등으로 매년 오르더니 2015년에는 10%p에 바짝 다가섰다.

분위수 격차가 4년 사이에 1.7%p 상승한 것이다.

기업들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매출액증가율도 격차가 크다.

2015년 매출액증가율의 중위수는 3.6%로 평균치(0.3%)에 비해 3.3%p 높고 1분위수와 3분위수는 각각 -19.6%, 41.4%로 나타났다.

매출액증가율의 분위수 격차는 2014년 58.0%p에서 2015년 61.0%p로 뛰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혜림 한은 기업통계팀 과장은 “2015년 국내기업의 분위수 격차를 보면 수익성 지표 및 성장성 지표의 격차가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의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았지만 상위 기업들의 영업이익이 좋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분위수별 매출액영업이익률을 보면 3분위수는 2011년 6.2%에서 2015년 7.4%로 올랐지만 1분위수는 같은 기간 -1.9%에서 -2.4%로 떨어졌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개인 소득의 양극화처럼 기업소득도 좋아진 곳은 더 좋아지고 나쁜 기업은 더 악화되는 쏠림현상이 심해진 것”이라며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기업의 경쟁력 차이에 따라 실적의 명암이 확실히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간 양극화 현상은 다른 통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251개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42조8천34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1.9% 늘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작년 4분기에 갤럭시노트7 사태에도 9조2천억원의 영업수익을 올리는 등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또 한은의 2015년 기업경영분석 통계에서 매출액이 상위 10%인 기업은 전체 매출액의 85.2%를 차지했다.

반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8일 발표한 ‘한계기업 비중 확대와 생산성 둔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산업 가운데 한계기업 비중은 2011년 9.4%에서 2015년 12.7%로 크게 확대됐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3년 연속 100%를 밑돈 기업을 말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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