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알겠어요”
지난해 결혼, 서울 마포구에 신혼살림을 차린 정모(31·여)씨는 최근 가계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불과 2~3일 보일러를 더 돌렸을 뿐인데 작년 12월 관리비 고지서에는 11월(12만 원보다)의 두 배이상인 25만 원이 찍혀있었다.
이달 1일부터 쓰레기봉투값이 660원(일반용 30ℓ)에서 740원으로 오른 것도 부담스럽다. 같은 용량의 음식물용 쓰레기봉투값도 210원에서 1.4배인 300원으로 뛰었다. 강아지를 키워 다른 집보다 상대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봉투 하나에 몇 백원씩만 올라도 지출 규모가 눈에 띄게 불어난다.
정 씨는 “쓰레기를 봉투에 밟아 꽉 채운 뒤 그래도 남는 쓰레기는 쓰레기장에서 남의 집 쓰레기봉투에 몰래 담고 도망온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얼린 후 분쇄하면 부피가 준다는 정보를 입수, 지난해부터 실천하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2015년 평균보다 전국적으로 20% 이상 오른 하수도요금도 골칫거리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황모(37·여)씨는 “하수도료는 관리비에 포함돼있고, 세부 항목을 일일이 앞달과 비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비가 많이 나오면 그저 ‘내가 많이 써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며 “하수도요금 자체가 1년새 그렇게 많이 올랐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먹는 것, 보는 것, 노는 것과 관련된 대부분의 민간 서비스 요금도 대부분 올랐다.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다.
최근 한 김밥 프랜차이즈를 찾은 김모(27·여)씨는 메뉴판 김밥 가격이 2천원인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1천500원이었던 값이 500원, 30%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주인아주머니께 물으니 “몇달 전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인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가장 싼 종류의 김밥 한 줄에 1천원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배가 됐다”며 “가게 주인도 여러 인상 요인을 음식값에도 반영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처럼 물가는 뛰는데 월급만 안오르니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다른 공연보다 저렴해 대표적으로 ‘서민 여가’를 책임지는 ‘대중 문화서비스’였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영화관들이 지난해 좌석별 가격 차별제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일제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1인당 평균 관람요금은 8천36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영화관람료가 8천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 CJ 계열 CGV에서 주말 저녁 스크린과 너무 가까운 앞좌석 등을 빼고 어느 정도 ‘좋은’ 자리를 선택하려면 무려 1만1천 원을 내야 한다.
대학원생 고모(31)씨는 “유일한 문화생활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인데, 극장들이 웬만한 자리의 요금을 다 올렸다”며 “특히 주말 오후 영화요금은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내고 주로 조조영화만 골라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모(35·여)씨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영화비가 5천 원으로 할인되기 때문에 주로 이날 영화를 본다”며 “원래 영화를 일주일에 보통 한편씩은 봤으나 가격이 1만원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영화 관람 횟수가 크게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헬스장·수영장도 임대료와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추세다.
서울 시내 여러 수영장을 다니며 자유 수영을 즐기는 김모(31·여)씨는 지난해 9월 다니던 강남지역 수영장이 자유수영비를 1만 원에서 1만5천 원으로 갑자기 올리자 서대문구 집 근처 사립스포츠센터 수영장으로 옮겼다.
하지만 올해초 오랜만에 수영장을 찾은 김씨는 습관대로 7천원을 냈다가 “8천원으로 올랐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혀야했다.
김씨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올라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인상했다는 안내문 하나 붙이고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수영, 에어로빅, 헬스 등의 가격을 모두 올렸더라”며“ ”이제 운동도 돈 안들게 집에서 혼자 해야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결혼, 서울 마포구에 신혼살림을 차린 정모(31·여)씨는 최근 가계부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지출만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불과 2~3일 보일러를 더 돌렸을 뿐인데 작년 12월 관리비 고지서에는 11월(12만 원보다)의 두 배이상인 25만 원이 찍혀있었다.
이달 1일부터 쓰레기봉투값이 660원(일반용 30ℓ)에서 740원으로 오른 것도 부담스럽다. 같은 용량의 음식물용 쓰레기봉투값도 210원에서 1.4배인 300원으로 뛰었다. 강아지를 키워 다른 집보다 상대적으로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봉투 하나에 몇 백원씩만 올라도 지출 규모가 눈에 띄게 불어난다.
정 씨는 “쓰레기를 봉투에 밟아 꽉 채운 뒤 그래도 남는 쓰레기는 쓰레기장에서 남의 집 쓰레기봉투에 몰래 담고 도망온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얼린 후 분쇄하면 부피가 준다는 정보를 입수, 지난해부터 실천하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2015년 평균보다 전국적으로 20% 이상 오른 하수도요금도 골칫거리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황모(37·여)씨는 “하수도료는 관리비에 포함돼있고, 세부 항목을 일일이 앞달과 비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리비가 많이 나오면 그저 ‘내가 많이 써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다”며 “하수도요금 자체가 1년새 그렇게 많이 올랐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먹는 것, 보는 것, 노는 것과 관련된 대부분의 민간 서비스 요금도 대부분 올랐다. “집 밖에 나가면 다 돈”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시대다.
최근 한 김밥 프랜차이즈를 찾은 김모(27·여)씨는 메뉴판 김밥 가격이 2천원인 것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불과 몇 개월 전에 1천500원이었던 값이 500원, 30%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주인아주머니께 물으니 “몇달 전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인상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김씨는 “가장 싼 종류의 김밥 한 줄에 1천원이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배가 됐다”며 “가게 주인도 여러 인상 요인을 음식값에도 반영할 수 밖에 없겠지만, 이처럼 물가는 뛰는데 월급만 안오르니 먹고 살기 너무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영화는 연극, 뮤지컬, 콘서트 등 다른 공연보다 저렴해 대표적으로 ‘서민 여가’를 책임지는 ‘대중 문화서비스’였지만, 이제는 옛말이 됐다.
영화관들이 지난해 좌석별 가격 차별제를 도입하면서 사실상 일제히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1인당 평균 관람요금은 8천36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처음으로 영화관람료가 8천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현재 CJ 계열 CGV에서 주말 저녁 스크린과 너무 가까운 앞좌석 등을 빼고 어느 정도 ‘좋은’ 자리를 선택하려면 무려 1만1천 원을 내야 한다.
대학원생 고모(31)씨는 “유일한 문화생활이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인데, 극장들이 웬만한 자리의 요금을 다 올렸다”며 “특히 주말 오후 영화요금은 너무 비싸 엄두도 못 내고 주로 조조영화만 골라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서모(35·여)씨도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영화비가 5천 원으로 할인되기 때문에 주로 이날 영화를 본다”며 “원래 영화를 일주일에 보통 한편씩은 봤으나 가격이 1만원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영화 관람 횟수가 크게 줄었다”고 아쉬워했다.
헬스장·수영장도 임대료와 인건비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슬그머니 올리는 추세다.
서울 시내 여러 수영장을 다니며 자유 수영을 즐기는 김모(31·여)씨는 지난해 9월 다니던 강남지역 수영장이 자유수영비를 1만 원에서 1만5천 원으로 갑자기 올리자 서대문구 집 근처 사립스포츠센터 수영장으로 옮겼다.
하지만 올해초 오랜만에 수영장을 찾은 김씨는 습관대로 7천원을 냈다가 “8천원으로 올랐다”는 직원의 말을 듣고 얼굴을 붉혀야했다.
김씨는 “임대료와 인건비가 올라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인상했다는 안내문 하나 붙이고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수영, 에어로빅, 헬스 등의 가격을 모두 올렸더라”며“ ”이제 운동도 돈 안들게 집에서 혼자 해야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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