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대주주’ 국민연금, 285개 상장사 쥐락펴락

‘삼성전자 1대주주’ 국민연금, 285개 상장사 쥐락펴락

입력 2017-03-06 11:00
수정 2017-03-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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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5% 이상 보유 상장사 285개사…5년새 29% 증가

국내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공단이 5% 이상 대량지분을 보유한 상장사가 최근 5년 사이 29% 늘어난 285개사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전자의 1대 주주이기도 한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 지분보유 가치는 100조원을 넘어서며 이런 추세라면 5∼6년 뒤에는 200조원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국민연금의 국내 상장사와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음을 의미해 국내 증시 비중을 낮추는 대신 해외 증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국민연금은 그동안 주주총회에서 거수기 역할에 머물러왔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이에 따라 12월 결산 상장사의 정기 주주총회가 대거 몰린 이달에 국민연금이 늘어난 지분 만큼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대량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수는 지난 2일 기준 285개사였다. 2012년 말 221개사와 비교해 64개사, 28.96% 늘었다.

보유 지분이 10% 넘는 상장사도 76곳에 달한다.

이 중 국민연금은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 63곳에 5% 이상 주요주주로 올라 있다. 10대 그룹 상장사 10곳 중 7곳에서 5% 넘는 보유 지분을 근거로 주요 안건을 좌우하는 실력행사를 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1∼3대 주주로 등재된 상장사도 많다.

삼성전자가 가장 대표적인 예다.

국민연금은 2012년 말 기준으로는 보유 지분이 7.19%로 삼성생명(7.53%)보다 적어 2대 주주에 그쳤다. 하지만 2015년 3월 8.00%, 작년 10월 9.03%까지 끌어올려 1대 주주에 올랐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총수인 이건희 회장 3.54%보다 훨씬 많다.

국민연금이 현대차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은 5년 전 5.95%에서 현재 8.02%로 지분율을 높여 2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실질적인 지주사 역할을 하는 현대모비스가 20.78%로 1대 주주이며 정몽구 회장은 5.17%를 보유한 3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SK하이닉스도 보유 지분을 같은 기간 9.63%에서 10.09%로 늘려 역시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특히 LG하우시스 13.59%, SK디앤디 13.50%, LG상사 13.41%, CJ프레시웨이 13.28%, 신세계 12.85%, 롯데푸드 12.77%, CJ제일제당 12.74% 등 재벌그룹 계열사의 경우 보유 지분이 12%를 넘어서기도 한다.

LG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한화케미칼, 현대글로비스, 롯데칠성, 삼성전기 등 대기업 지분율도 10% 이상이다.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상장사 주식을 102조6천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 이는 기금 적립액 558조3천억원의 18.4%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운용기금 규모가 2022∼2023년께 지금보다 두 배 수준으로 불어나 1천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 주식 보유 비율을 20% 안팎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5∼6년 후에는 국내 주식 보유액도 2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은 기금 증대로 현재 285개사뿐 아니라 국내 핵심 기업 대다수 주식을 대량 매입해 운명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놓이게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국민연금 비중이 너무 높아져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국민연금 운용기금 규모는 머지않아 1천조원을 넘고 보유 지분 가치도 지금의 두 배인 2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며 “상장사 주식 보유 규모가 지나치게 커지면 국민연금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달라질 수 있어 가격 왜곡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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