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짜리 스마트시티, 쿠웨이트 사막에 세운다

10조짜리 스마트시티, 쿠웨이트 사막에 세운다

류찬희 기자
입력 2017-04-03 22:16
업데이트 2017-04-03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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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LH, 수출 1호 ‘쾌거’

분당 3배 규모 4만여 가구 건설
방범·방재 등 첨단 인프라 깔아
정부의 인프라 협력 외교 결실


쿠웨이트에 ‘스마트시티 1호’를 수출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3일 쿠웨이트 주거복지청과 압둘라 신도시 마스터플랜 용역 총괄관리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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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우(오른쪽)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야세르 핫산 아불 쿠웨이트 주택부 장관이 3일 압둘라 신도시에 대한 마스터플랜 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LH 제공
박상우(오른쪽)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과 야세르 핫산 아불 쿠웨이트 주택부 장관이 3일 압둘라 신도시에 대한 마스터플랜 계약을 체결하고 악수하고 있다.
LH 제공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 정부가 추진하는 9개 신도시 중 입지가 가장 뛰어난 곳으로 64.4㎢(분당 신도시 3배)에 2만 5000~4만 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방사선 모양의 도시에 단독주택과 고층 아파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주택이 건립된다. 방범·방재시설, 첨단 교통시설, 쓰레기 자동집하시설 등 각종 스마트시티 인프라도 깔린다.

사업비는 1단계 설계, 택지개발, 시범주택건설에만 4조 5000억원이 투자되고 본공사까지 더하면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설계 용역 계약이지만 LH가 사업을 공동 주관하기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본공사를 따내는 데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압둘라 신도시 수출은 다른 해외건설 수주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먼저 정부 차원의 사업으로 추진된 인프라 협력 외교의 결실이다. 2014년 쿠웨이트가 신도시 건설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하자 정부가 이를 놓치지 않고 해외건설 시장개척 지원사업으로 선정해 물밑 지원을 시작했다. 국토부 장차관과 LH 임원들이 여러 차례 쿠웨이트를 방문해 수주 지원 외교를 펼쳤고, 이 사업을 양국 정상회담 테이블의 주요 안건으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어 쿠웨이트 주택 담당 공무원들을 초청해 국내 스마트시티 발전상을 몸소 체험하게 하는 등 국가 차원의 지원으로 계약이 성사됐다.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이 LH와 사업을 공동으로 주도해 국가 간 수주 경쟁은 물론 국내 업체들 간 ‘제살깎아먹기’식 입찰 경쟁을 피했다. 정부-공기업-민간이 참여하는 범국가적 선단식(팀 코리아) 해외건설 수주 구조를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2017-04-0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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