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방문객 ‘북적’…한풀 꺾인 보조금에 발길 돌리기도대란 이후 보조금 감소로 번호이동 급감…대기 수요 여전
“이제 한 번 걸렸다가는 다들 엮여 들어가요.”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에서 시민이 갤럭시 S8과 S8플러스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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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오후 찾아간 서울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휴대전화 상가. 한 판매점 직원은 ‘현금완납’은 더는 힘들다며 손사래를 쳤다.
통신사를 옮기는 번호이동 조건으로 갤럭시S8 가격을 묻자 계산기에 24만원을 찍어 보인 이 직원은 “현금완납은 가격이 더 올라가지만, 지금은 하는 곳이 드물 것”이라며 “방송통신위원회가 단속을 나와 다들 몸 사리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현금완납은 고객이 단말 가격에서 판매점이 주는 보조금을 뺀 실제 구매액을 현장에서 현금으로 전액 납부하는 방식을 말한다. 전산상에는 법적 지원금 한도 내에서 고객이 단말 가격을 전부 지불한 것으로 기록된다.
판매점은 보조금 거래 내역이 남지 않아 정부 단속을 피할 수 있고, 고객에게도 할부 부담이 없어 요즘 인기 있는 거래 수법이지만, 실거래가를 속이기 때문에 엄연한 불법이다.
불과 2∼3일 전 주요 집단상가에서는 20만원 미만 현금완납 조건으로 출고가 93만5천원인 갤럭시S8 구매가 가능했다. 유통점이 고객에게 주는 보조금이 50만∼6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또 다른 판매점 직원은 “그때그때 변하는 게 보조금 정책”이라며 “당장 이 가격이 1시간 뒤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말했다.
총 6곳의 판매점을 돌았지만, 모두가 카드할부 조건에 30만∼40만원대 보조금을 제시했다. 계산기에 실구매가 20만원대를 찍어 보였지만, 제휴카드 할인액이나 20% 요금할인액을 반영한 금액이라 실제 단말 가격은 10만∼20만원 더 높았다.
상당수의 매장이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예상보다 높은 가격에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 방문객은 “생각보다 가격이 올라서 고민 중”이라며 “좀 더 빨리 찾아올 걸 그랬다”며 아쉬워했다.
갤럭시S8 보조금 대란이 절정이던 지난 3일 번호이동 건수는 2만8천267건까지 치솟았지만, 방송통신위원회가 4일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보조금이 줄어들며 번호이동 고객도 덩달아 감소해 5일에는 1만575건, 6일에는 1만2천824건으로 평일 1만3천건 수준을 밑돌았다.
하지만 연휴가 남은 만큼 대란을 기대하는 대기 수요는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 뽐뿌 등 관련 커뮤니티에는 대선 때까지 지켜보겠다는 이용자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가 단속을 강화해 연휴 초반과 같은 보조금 대란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대박 가격’을 기대하기보다는 구매 이유와 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 신중하게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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