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주 상승률도 코스피 상승률 크게 밑돌아
코스피가 6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연일 상승하고 있지만, 대형주와 소형주간 상승률 편차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코스피가 역사적 최고치를 기록했는데도 보유 주식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며 한숨을 짓는 이유가 바로 이 같은 소형주 부진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1일 현재 코스피 대형주는 14.78% 올랐지만 소형주의 상승률은 1.71%로, 2%가 채 되지 않았다.
중형주의 상승률도 8.47%에 불과했다.
코스피의 상승을 삼성전자 등 일부 대형수출주가 이끌면서 중·소형주 투자에 목을 매는 ‘개미’들이 소외되는 최근의 장세가 수치로 극명하게 드러난 셈이다.
코스피의 대형주는 최근 3개월간 일평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위 1~100위 종목, 중형주는 101~300위, 소형주는 301위 이하의 종목으로 분류했다.
대형주 중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LG전자로 작년 말 5만1천600원에서 지난 11일 7만9천800원까지 올라 54.6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삼성전기(53.54%), LG이노텍(53.28%), 대우건설(52.36%), BGF리테일(50.98%)도 5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26.25% 오르며 200만원 선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대형주 10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19개에 그쳤다. 크게 하락한 종목은 포스코대우(11.48%), 두산중공업(-11.40%) 등이었다.
중형주 200개 중 상승한 종목은 136개로 68.00%를 차지했다. 10개 중 7개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지주사로 전환한 크라운해태홀딩스가 106.35%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일시멘트(67.11%), 삼양식품(55.61%)도 크게 올랐다.
소형주는 대형주와 중형주와 비교해 큰 온도 차를 드러냈다. 주가가 오른 종목이 절반이 채 안 됐다. 절반(50.22%)이 넘는 21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다만 주가가 바닥을 쳤다가 지난해 흑자전환 소식을 전하면서 주가가 반등한 삼부토건(199.62%),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던 아남전자(177.73%)를 비롯해 STX중공업(136.32%), STX엔진(113.42%) 등 일부 종목은 크게 올랐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테마주가 활개를 치면서 성문전자(-75.54%), 한창(-70.95%),우리들휴브레인(-66.42%), 고려산업(-54.65%) 등의 하락 폭이 컸다. 대선테마주 급락은 개미들에게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준 셈이다.
그런데도 다소 희망 어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올해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한 코스피의 온기가 점차 중소형주로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과거를 돌이켜보면 새 정부 1∼3년 차에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대부분 좋았다”면서 “새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하는 올해 하반기에는 중소형주와 코스닥종목으로까지 상승세가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혜윤 BNK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중소형주와 성장주의 상대 강도는 2012년 이후 최저수준”이라며 “코스피의 추가 상승 모멘텀이 여전하고 수출주 중심의 강세가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가 지속되면 중소형주와 성장주에도 관심이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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