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안보이는 ‘오존’…“미세먼지만큼 해롭다”

눈에 안보이는 ‘오존’…“미세먼지만큼 해롭다”

입력 2017-05-18 10:44
수정 2017-05-1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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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통증·기침·메스꺼움 증상에 세균감염 우려

한참 극성을 부리던 미세먼지가 가라앉나 싶더니 이제는 오존 농도가 예년보다 일찍 짙어지면서 대기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오존은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오는 질소 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이 햇빛과 반응하면서 생기는 2차 오염물질이다.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오존과는 달리 오염물질과 반응해 만들어지므로 ‘도시 오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정 수준 이상 농도가 높아지면 눈이나 호흡기에 자극을 주고,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장애 등 인체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봄과 여름 기온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돼 오존 농도가 더욱 짙어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개 오존 농도는 더운 날씨에 심해지는데 일사량이 강해질수록 대기 중 휘발성유기화합물과 반응하는 태양에너지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비가 오면 공기 중 오염물질이 씻겨나가 오존 농도가 낮아지지만, 최근처럼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비가 오지 않으면 오존 농도가 더욱 짙어질 수 있다.

문제는 오존이 황사나 미세먼지만큼 해롭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위해성을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질환자 등은 높은 농도의 오존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가슴 통증, 기침, 메스꺼움 증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오존 농도를 파악하고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할 때처럼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오존은 호흡기 점막을 직접 자극해 여러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고, 2차 세균 감염에도 취약하게 만든다. 천식 환자의 경우 고농도의 오존에 노출되면 천식 발작이 유발될 수 있다. 고농도의 오존을 노출한 동물실험에서는 폐부종이 관찰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오존은 강한 산화력을 가져 피부의 비타민C와 E를 고갈시킨다. 피부표면의 지방을 산화시키기 때문에 피부 보호기능을 떨어뜨리고 피부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임영욱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8일 “오존은 호흡기를 통해 폐까지 도달하는 동안 점막에서 자극을 유발해 1차적으로 호흡 기능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며 “어린이나 노약자나 호흡기질환자에는 악영향이 있으므로 오존 농도가 높을 때는 가급적 외부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고 권했다.

임 교수는 “특히 일상생활에서는 오존 농도가 높아졌더라도 사람들이 체감하기 쉽지 않으므로 예보 등을 철저히 보고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과 인천, 경기, 대전, 충북, 광주, 전북, 부산, 경남의 오존 농도는 ‘나쁨’ 수준을, 그 밖의 지역은 ‘보통’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예보했다.

시간당 오존 농도가 0.12ppm이면 주의보, 0.3ppm 이상이면 경보가 각각 발령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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