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취임인터뷰] “대기업집단 기준은 국회서 먼저 논의”…일문일답-2

[김상조 취임인터뷰] “대기업집단 기준은 국회서 먼저 논의”…일문일답-2

입력 2017-06-25 09:53
수정 2017-06-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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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주회사의 자회사 의무 보유율이 상향되면 지주회사 지위를 유지하려는 중견기업에 과도한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다.

▲ 이미 관련 법률안이 상정돼 있다. 법률안 무시하고 시행령 개정하는 순간 공정위 소관 법률은 하나도 고치지 못한다. (웃음) 일단 법안이 국회 상정된 상황에서는 법안 심의가 우선이다. 그 과정에서 국회 내에서 법안 심의가 이뤄질 것이다. 공정위가 국회와 무관하게 고집부릴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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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김상조 위원장
인터뷰하는 김상조 위원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7.6.25 연합뉴스
--전속고발권 단계적 폐지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 불공정거래 피해를 본 국민의 신속한 권리 구제를 위해서 형벌적 규율수단 이외에 개인이 직접 법원에 불공정행위 금지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나 징벌배상제 등을 확대하는 안을 고민 중이다. 전속고발을 유지할 필요성이 적은 부분에서 폐지하거나 의무고발요청기관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해 논의할 것이다.

--전속고발권을 유지할 필요성이 없는 부분이라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나

▲ 전속고발제가 규정된 법률이 6개다. 공정거래법, 하도급법, 가맹사업법, 표시광고법, 대규모유통업법, 대리점법 등인데 하나하나 성격이 다르다. 어떤 것은 경쟁 제한성 분석까지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경쟁 제한성 분석이 필요 없거나 덜 중요한 법률부터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했을 때 이런 내용을 설명했다. 단계적으로 상대적으로 법 집행을 용이하게 할 수 있는 법부터 한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 나온 말이다. 공약 후퇴라는 우려가 이만 개선 대안 복수안 만들어 국회와 협의할 것이다.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다시 바뀌는 것인가

▲ 공정위가 결정하기 전에 국회에서 논의될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비율로 하든 출자 기준으로 하든 다양한 대안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 공정위에서 다양한 의견을 드리겠지만 최종 결정은 국회에서 할 것이다.

--IT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수집되는 정보도 빠르게 늘고 있다. 빅데이터 시장의 시장지배력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사실 오늘 아침 논의했던 이슈다. 4차산업 혁명 시대에는 네트워크 효과가 있어서 선점하면 그걸로 끝이다. 후발주자 들어갈 여지가 없다. 재벌 개혁과 갑을관계 이 두 이슈는 과거 문제다. 미래의 새로운 산업과 그 산업을 지탱할 새로운 시장구조 만드는 것이 공정위의 중요한 역할이다. 부끄럽지만 공정위가 미래 산업의 새로운 시장구조를 만드는 것을 선도할 만큼 역량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래서 선도는 하지 못하더라도 선진국 논의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구글 페북이 수집 데이터를 이용해 시장지배력을 남용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 검토 중이다. 국민 세금으로 네트워크 깔았는데 구글은 들어와서 아무런 비용도 지불하지 않고 정보를 싹쓸이하고 있다. 이건 산업 차원 문제도 있지만 경쟁 당국에서도 문제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접근할지에 대한 신중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공기업의 불공정행위도 심각하다.

▲ 제가 할 일을 단기·중기·장기로 나눴다고 했는데 중장기적으로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공정거래법 적용대상으로 공기업을 확실하게 포함하는 것이다. 이것은 공정위뿐만 아니라 다른 정부부처와 논의할 이슈이기도 하다. 공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담합, 지배구조 등 문제를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임기 3년 동안 꼭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이것이다.

--삼성이 미래전략실을 해체했다. 기업의 컨트롤타워가 없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삼성을 지켜본 학자로서 조언해준다면.

▲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공식적 권한과 책임이 있는 컨트롤타워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문제다. 미국과 달리 유럽에는 다양한 형태 기업집단이 존재한다. 지주회사도 늘고 있지만 순환출자 기업집단도 꽤 많다. 이때 유럽의 시스템이 바로 ‘듀얼 어프로치’라는 것이다. 법적 조직이든 법적 조직이 아니든 삼성의 미전실 역할을 하는 조직이 있지만 이 컨트롤타워에서 내린 결정을 각 계열사 이사회에서 다시 리뷰하고 승인 절차를 동시에 가진다. 유럽기업은 각 계열사나 주요 계열사 차원에서 주거래은행과 노동조합의 경영 참여라는 통제장치가 있다. 그래서 그룹 차원 컨트롤타워에서 내린 일차적 결정이 일방적 각 회사 차원에서 통용되지는 않는다는 사회적 신뢰가 있다. 우리도 우리 현실에 맞는 듀얼 어프로치를 고민해야 한다. 컨트롤 타워 기능을 유지하되 그 컨트롤타워가 내린 결정을 계열사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독립적 리뷰가 만들어지는 시스템 구축하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아도 그룹 유지가 가능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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