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다시 기로에 선 동부대우전자…외국계 되나?

4년만에 다시 기로에 선 동부대우전자…외국계 되나?

입력 2017-10-01 10:38
수정 2017-10-0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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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 마감…외국계 기업들 관심 큰 것으로 알려져

채권단에 의해 매물로 나온 동부대우전자의 예비입찰이 마감되면서 이 회사의 운명이 기로에 서게 됐다.

특히 동부대우전자의 대주주로 회사를 경영해온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점이 새로운 변수가 될 지도 주목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매각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매각 예비입찰을 마감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회사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동안 시장에서는 스웨덴 가전업체 일렉트로룩스와 터키의 베스텔, 멕시코의 마베, 프랑스의 브란트, 중국의 하이얼 등이 동부대우전자 매각에 관심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렉트로룩스의 경우 2013년 동부그룹이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할 당시 인수전에 뛰어든 적도 있다.

국내에서도 대유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본입찰을 거쳐 연내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부대우전자가 매물로 나온 것은 동부그룹이 인수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맺은 약정 때문이다.

동부그룹은 당시 45.8%의 지분을 재무적 투자자에게 넘기며 약정된 조건을 지키지 못할 경우 대주주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투자자 지분과 합쳐 제3자에게 팔 수 있는 동반매도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다.

2018년까지 기업공개(IPO)와 3년 내 순자산 1천800억원 유지 등이 당시 조건이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이 매각에 나선 것이다.

한국증권금융과 KTB PE(사모펀드), 프로젝트 다빈치, SBI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들은 이 약정에 따라 동부대우전자의 지분을 전량 팔겠다고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동부하이텍(20.5%), 김준기 회장(10.3%), 빌텍(7.2%), 동부(7.4%) 등을 통해 지분의 54.2%를 쥐고 있는 동부그룹은 중국 가전업체 오크마를 투자자로 유치해 재무적 투자자 몫의 지분을 사들이려 했다.

그러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협상이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준기 회장은 최근 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자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

김 회장은 여전히 동부대우전자의 지분 10.3%를 가진 대주주이지만 경영에서는 손을 뗀 상황이다. 이로 인해 동부대우전자의 경영권을 지키려는 노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김 회장의 퇴진이 동부대우전자 매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뭐라고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결국 칼자루는 재무적 투자자들이 쥔 셈이다. 입찰 결과 흡족한 수준의 제안이 들어왔다면 동부대우전자는 4년 만에 다시 새 주인의 품에 안기게 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매각에서는 외국계 기업들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대우전자로 출발한 동부대우전자가 외국기업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동부대우전자의 공장이 있는 광주에서는 외국계 기업에 매각될 경우 광주 공장은 인수에서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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