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189배 ‘껑충’…0.7∼0.8%에 달하는 납세자 수수료 부담도
국세를 신용카드로 납부한 규모가 7년 사이 189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하지만 납부가 늘어날수록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도 커져 영세 자영업자 위주로 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박명재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를 카드로 납부한 건수와 금액은 243만1천건, 42조4천2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세 카드납부 제도는 2008년 10월 도입됐다.
본격적으로 시행된 2009년 카드납부 건수와 금액은 26만8천건, 2천246억원이었다.
7년 사이에 건수는 9배, 금액은 189배 늘어난 것이다.
전체 수납 국세에서 카드납부가 차지하는 비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
전체 국세 수납 중 카드납부 비중은 2009년 건수의 1.4%, 금액의 0.1%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건수의 8.4%, 금액의 16.8%까지 늘어났다.
국세 카드납부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일단 납부하기 편리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금이 부족한 기업·개인 납세자가 신용카드 대금을 결제할 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카드납부 한도가 폐지되면서 납부 기한 때 현금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카드로 납부하면 납부불성실 가산금도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수료가 문제다.
국세를 카드로 내면 ‘신용카드 국세납부 대행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부담이 적지 않다고 박 의원은 지적했다.
납세자가 부담한 수수료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억원→33억원→101억원→156억원→225억원→262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서로 달라졌고, 카드사의 영업기밀이라는 이유로 국세청이 수수료 집계를 거부하고 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납부 수수료율은 납부자들의 비판에 따라 도입 당시 1.5%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2014년에는 신용카드는 그대로 두고 체크카드는 0.7%로 내렸다. 작년 1월에는 신용카드 수수료를 0.8%로 인하했다.
박 의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체크카드 수수료율 0.7%를 전체 납부 금액에 단순 적용해도 작년 기준 수수료는 2천968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자동차세나 취·등록세 등 지방세도 국세처럼 신용카드로 낼 수 있지만 수수료는 없다.
국세는 카드사가 수납하고서 2일 후 국고에 납입해야 하지만, 자동차세나 취·등록세는 카드사가 약 1개월을 운용하고서 지방세금고에 납입하도록 해 납세자의 수수료 부담을 없애고 있기 때문이다.
박명재 의원은 “최근 카드사들은 대기업이 국세를 납부할 때는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금 유동성이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의 숨통을 틔워주려는 제도의 본질과는 다르게 오히려 역차별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가맹점은 수수료를 고객에게 전가할 수 없도록 하고 있지만 국세 납부 때 가맹점과 같은 위치인 정부는 합당한 이유 없이 우대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궁극적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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