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담배 ‘죄악세’ 5년간 7조원↑…“서민 부담 우려”

술·담배 ‘죄악세’ 5년간 7조원↑…“서민 부담 우려”

입력 2017-10-25 09:38
수정 2017-10-25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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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 국정감사 자료…작년 총 18조6천억원 걷혀

술과 담배, 도박과 같이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재화·용역에 부과하는 이른바 ‘죄악세’(sin tax)가 최근 5년 동안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이코스나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도 올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정부의 죄악세 세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이 기획재정부·국세청·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작년 부과된 죄악세는 총 18조5천803억원이었다.

작년 부과된 죄악세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담뱃세였다. 총 12조3천604억원으로 전체의 66.5%를 차지했다.

담배소비세 3조7천440억원, 국민건강증진부담금 3조1천268억원, 개별소비세 2조2천251억원, 지방교육세 1조6천470억원, 부가가치세 1조5천283억원, 폐기물부담금 892억원이 담배에 부과됐다.

작년 술에 부과된 세금은 4조4천499억원에 달했다. 주세 2조7쳔904억원, 부가가치세 8천450억원, 교육세 8천143억원이었다.

사행성 산업에 부과된 세금은 1천742억원이었다. 카지노(1천399억원), 경마장(274억원), 경륜·경정장(69억원) 순이었다.

복권 판매수익도 1조5천958억원에 달했다. 판매수익은 판매대금에서 당첨금과 발행경비를 뺀 수치다.

이러한 죄악세는 최근 급증하는 추세다. 2012년 11조2천805억원이었던 죄악세는 2013년 11조3천404억원, 2014년 11조9천460억원에 머물렀다가 2015년 15조9천438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까지 5년 동안 64.7% 증가했다.

죄악세 급증의 주요한 원인은 2015년 1월 1일부터 담배 출고가의 77%에 이르는 개별소비세가 새로 부과됐고, 담배소비세율·지방교육세율·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담배에 부과된 세금은 2012년 5조9천445억원에서 작년 12조3천604억원으로 2배 이상 수직 상승했다.

이러한 죄악세는 부과되는 대상의 소득과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간접세다.

죄악세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의 부담이 커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통상 담배나 술, 복권 등은 소득이 높지 않은 서민층이 주로 소비한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죄악세는 앞으로 더 많이 걷힐 가능성이 크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매기는 개별소비세가 조만간 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 20일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개별소비세를 일반 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의결했다.

그동안 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 스틱인 ‘히츠’와 BAT코리아의 글로 스틱인 ‘네오스틱’은 전자담배로 분류돼 일반담배의 50∼60% 수준 개별소비세가 부과됐다.

기재위 의결 인상안이 다음 달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내달 중순부터는 인상된 세금이 적용된다.

담배회사가 세금 인상분을 반영해 전자담배의 가격을 인상할지는 알 수 없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최소한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그만큼 늘어나는 셈이다.

심재철 의원은 “죄악세는 소득 여부와 관계없이 일괄적으로 부과되는 간접세여서 서민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정부는 현행 죄악세를 통한 세금증대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현행 세율체계 정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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