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된 車 ‘엑센트’에 담긴 인도인 추억, 4분 45초에 담았죠”

“20년 된 車 ‘엑센트’에 담긴 인도인 추억, 4분 45초에 담았죠”

김민석 기자
김민석 기자
입력 2018-08-23 22:08
업데이트 2018-08-23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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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석 이노션 인도법인장

현대차 인도 진출 20주년 광고 영상 2편
유튜브서 각각 2억뷰 돌파 ‘연타석 홈런’
“공감 포인트 공략…소품 하나까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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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현재 인도에서 유튜브 조회 수 2억 2000만건을 훌쩍 넘은 현대자동차 광고 영상의 한 장면. 이노션월드와이드 제공
23일 현재 인도에서 유튜브 조회 수 2억 2000만건을 훌쩍 넘은 현대자동차 광고 영상의 한 장면.
이노션월드와이드 제공
아버지는 20년 된 엑센트를 매일 닦고 기름칠하며 애지중지한다. 아들은 그게 불만이다. 더구나 차고에 떡하니 자리잡은 고물차 때문에 새 차를 댈 자리가 없다. 아들은 아버지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오래된 차를 매물로 내놨다. 사겠다는 사람이 집으로 찾아와, 차를 보여 주던 아들은 대시보드에서 오래된 장난감을 발견하고 아버지가 차를 처음 샀을 때 즈음의 기억을 떠올린다. 손님을 보내고 돌아온 아들에게 아버지가 “차값은 얼마를 받기로 했느냐”고 묻자 아들은 “20년치 추억을 사기엔 그들의 예산이 부족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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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석 이노션 인도법인 법인장
최우석 이노션 인도법인 법인장
현대자동차의 인도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만든 광고 영상 ‘아버지와 아들’이 유튜브에서 조회 수 2억 2000만건을 넘어섰다. 속편인 ‘군인의 임무’ 조회 수도 2억 200만건을 넘었다. 인도 광고 영상 역사상 최대의 ‘연타석 홈런’이다.

광고를 만든 이노션 인도법인의 최우석(51) 법인장은 이런 성과를 내기 위해 “인도 소비자의 ‘공감 포인트’를 공략했다”면서 “현대차가 20년 동안 인도인의 삶 속에 어떻게 자리잡았으며, 그간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고민했다”고 말했다.

최 법인장은 공감 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대사 한 마디, 몸짓 하나, 소품 하나까지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광고에 나오는 아버지의 차는 ‘엑센트’다. 최 법인장은 “엑센트는 ‘상트로’와 함께 인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션은 인도인들이 “아! 그땐 그랬다”고 할 만큼 세세한 부분에 신경 썼다. 당시에 쓰였던 검은색 차량 번호판, 차 뒷면에 붙인 영화 포스터, 새 차를 사고 한동안 제거하지 않은 채 타고 다니던 시트의 비닐 포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특히 아들에게 20년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도구로 쓰인 장난감은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히맨’ 인형이다. 최 법인장은 “히맨은 20년 전 인도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면서 “캐릭터 상품 판매도 많아, 아이가 있는 가정엔 꼭 한두 개씩 있었다”고 설명했다.

광고는 4분 45초 분량으로 TV 방영엔 적합하지 않다. 이노션은 처음부터 TV가 아닌 유튜브, 페이스북 전용으로 광고를 기획했다. 최 법인장은 “TV 광고로는 짧은 시간에 이 정도의 스토리텔링은 불가능하고 쉽게 공유할 수도 없다”면서 “2억건이 넘는 조회수를 달성한 건 공유를 통한 접속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편부터는 인도 소비자들의 실제 이야기가 광고로 만들어진다. 이노션 인도법인은 이를 위해 고객 수기를 접수하고 있다. 선발된 이야기 10개를 광고 영상으로 만들어 다음달 유튜브 등에 공개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2018-08-2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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