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 2만1천명·지방직 1만5천명 충원…인건비 4천억원 반영
문재인 정부의 5년간 공무원 17만4천명 증원 로드맵에 따라 내년에 공무원이 3만6천명 충원된다.내년도 공무원 임금인상률은 1.8%로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정해졌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2019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내년 국민 생활, 안전 분야에서 국가직 공무원 2만1천명, 지방직 1만5천명 등 모두 3만6천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예산에는 국가직 공무원 충원에 따른 인건비 4천억원만 반영됐다.
현재 공무원 인건비로 35조7천억원을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에 국가직 공무원 2만1천명이 늘어나며 이 금액이 37조2천억원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지방직 공무원 채용에 따른 인건비는 고려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방직 공무원은 지방자치단체가 증원하도록 유도하고 인건비는 정부가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지방교부세,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활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정부가 공무원 증원에 나선 것은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공무원 17만4천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다만, 경찰, 교원, 근로감독관, 집배원, 생활안전 등 치안이나 국민 생활과 관련된 공무원만 늘리겠다는 단서를 달았다.
소방, 경찰, 복지 분야 공무원들이 부족해 업무 과다로 고통받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내년 채용 인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정부는 파출소·지구대 순찰인력을 중심으로 경찰관 6천312명을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국방개혁 2.0의 일환으로 비전투업무를 전담할 군무원 5천945명을 증원하고, 근로감독관 535명, 집배원 2천252명, 질병 검역, 건설·화학 안전, 세관·출입국 관리 등 생활·안전 분야에 총 2천52명을 증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2020∼2022년 국가직과 지방직 공무원을 9만9천명 더 늘려 공무원 증원로드맵을 완성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공무원 1만2천명, 올해에는 2만7천명을 각각 증원했다.
정부는 또 내년에 상시·지속업무를 하는 비정규직 공무원 1만7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2020년에는 3만7천명을 전환해 모두 20만5천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정부는 내년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1.8%로 결정했다. 이는 2014년 1.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2015년∼2017년에는 임금인상률이 각각 3.8%, 3.0%, 3.5%로 모두 3%대였고 올해에도 2.6%로 2%대를 유지한 데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정부가 공무원 임금인상률을 낮게 잡은 것은 공무원 증원에 대한 국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전반적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국민이 어렵기 때문에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최저임금이 16.4%, 내년에는 10.9% 뛰는 상황에서 공무원 임금인상률이 2년째 1∼2%대로 인상되는 데 그치면 9급 공무원 기본급이 최저임금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기본급만 따지면 올해 9급 1호봉 공무원의 기본급은 월 144만8천800원 수준이다.
이를 법정 근로시간 월 209시간(주 5일 8시간 근무)으로 나눠보면 단순 계산상 시급은 6천932원으로, 올해 최저임금(7천530원)은 물론 내년도 최저임금(시급 8천350)원에 미치지 못한다.
물론 공무원은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아니고 기본급에 직급 보조비, 각종 수당, 복리 후생비가 추가돼 실제 총급여는 더 많다.
그러나 실질적 형평성 차원에서 하위 공무원의 임금을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 늘려줘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구윤철 기재부 예산실장은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인상보다 (공무원 임금) 인상 폭이 좁아지는 문제는 있지만, 공무원이 솔선수범해야 하지 않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