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9·13대책으로 시장 안정…경기띄우기 부양책 안쓸 것”

김현미 “9·13대책으로 시장 안정…경기띄우기 부양책 안쓸 것”

강경민 기자
입력 2019-01-01 11:15
수정 2019-01-0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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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때 진작 대출 처방 못해 아쉬워”…단독주택 공시가격 인상은 형평성 맞추기올해 생활안전 SOC 관리 강화 주력…고시원 등 비주택 시설 지원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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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하는 김현미 장관
인터뷰하는 김현미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LS타워에 마련된 장관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9.1.1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올해 주택시장에 대해 “지난해 9·13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고 최근 공급대책도 발표됨에 따라 시장의 안정세가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도 투기수요를 억제하는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김 장관은 과거 정권처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 경기를 인위적으로 띄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온수관 파열 등 지하 매설물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김 장관은 올해를 국민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 사회간접자본(SOC)’ 관리 강화의 원년으로 삼고 안전한 환경 조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장관은 지난달 31일 서울 용산 사무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지난 한 해 정책을 돌아보고 올해의 중점 업무 방향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주택시장에 대해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서울 주택가격이 7주 연속 하락하는 등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서울 주택 거래량이 감소했지만 이는 투기수요 차단과 가격 하락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유주택자 추가 매수나 갭투자가 줄어드는 등 실수요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9·13 대책 효과가 본격화되고 신도시 등 공급대책 발표 효과 등으로 시장 안정세가 더욱 굳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하는 공급부족론과 광역교통개선으로 인한 개발 기대 등 시장 불안요인도 상존하는 만큼 과열 우려가 재현되면 즉각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도 남양주와 하남, 인천 계양 등 3곳의 신도시와 과천 택지개발지구까지 총 4곳의 지구지정 계획을 내놓은 김 장관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오랜 시간 협의해서 좋은 입지를 택했다”며 “지자체가 원하는 지역 숙원 사업은 대부분 반영해줬다”고 소개했다.

특히 과천 택지는 강남과 붙어있는 우수한 입지인 데다 교통여건도 좋아지면 성공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김 장관은 내다봤다.

그는 “남태령에서 이수교차로까지 지하 터널 공사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고 있는데, 과천 지구에 주택 700호가 들어서면 예타에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1∼2곳으로 예상되던 신도시 택지가 4곳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수도권은 물론 서울에도 실제 발표된 것보다 많은 택지 후보지가 있었지만 협의가 덜 된 곳은 제외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만큼 많은 신도시 후보지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3기 신도시 후보지 선정에는 250명 이상이 논의에 참석했지만 끝까지 보안이 지켜졌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발표 직전까지 우리가 실제로 택지를 검토하던 곳은 거의 언급이 안되고 빗나갔다. 참 신기했다”고 언급했다.

작년 9·13 대책이 발표되기 전 서울 집값이 큰 폭으로 올라 마음고생이 많았던 김 장관은 2017년 발표한 8·2부동산 대책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9·13 대책에서 대출을 조인 것이 (시장안정에) 주효했다”며 “대출과 세금을 직접 다룬 9·13 대책이 부동산 문제의 근원을 짚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금 돌아보면 이런 대책을 처음(8·2 대책)부터 내지 못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했던 것이 아쉽다”며 “이 문제를 당시 정면에서 응시했다면 올해 3∼4월 양도세 중과가 시작되면서 주택시장이 바로 안정화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작년 하반기 집값이 급등하는 홍역을 한 번 더 겪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김 장관은 앞으로도 경기 활성화를 위한 인위적인 주택경기 부양책은 쓰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

김 장관은 “흔히 경제가 위축될 때 손쉽게 꺼내는 카드가 주택경기 부양책인데 이런 단기 성과에 연연해서 유혹에 넘어가면 결국 ‘빚 내서 집 사라’는 식의 정책이 되고 만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기 활성화 목적으로 주택경기를 부양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정부가 경제활력 증진을 위해 지난해 10월 현대자동차그룹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신사옥(GBC)의 조기 착공을 위한 규제완화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김현미 장관이 반대 의견을 냈던 사연도 공개했다.

김 장관은 “당시 부처간 회의 때 ‘현대차 신사옥 심의는 수도권정비위원회라는 민간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 정부가 언급하긴 곤란한 것 아니냐, 9·13 대책 발표 후 한 달밖에 안됐으니 시장상황을 더 보고 판단하자’고 얘기했다”며 “결국 제 의견대로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신사옥 건설계획은 지난달 수도권정비위원회 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일부 지방의 주택경기 침체로 인한 깡통전세 등 문제에 대해선 “미분양 관리지역 제도 등을 통해 지방의 주택과 택지 수급 조절을 강화하고, 필요시 전세금 반환보증 특례상품의 운영 지역을 확대해 깡통전세 등으로부터 임차인 보호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의견청취에 들어간 고가 단독주택의 공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것에 대해 김 장관은 “고가주택의 공시가격이 턱없이 낮아 아파트 등 다른 주택과 형평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며 “고가주택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서민 주택에 비해 공시가격이 저평가된 측면이 있어서 형평성 차원에서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 주택의 가격이 계속해서 오른다면 시세 상승분만큼 내년 공시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장관은 주택 공시가격이 각종 세금은 물론 건강보험료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서민이 거주하는 저가 주택에 대해서는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감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이미 작년 11월부터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등 유관기관간 TF를 운영하면서 복지 수급 기준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김 장관은 소개했다.

김 장관은 최근 온수관 파열 사고 등으로 기반시설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올 한해 SOC 안전 개선을 내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은 온수관이나 통신선 등 지하 매설물이나 기반시설 등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생활 안전 SOC’ 관리 강화의 원년으로 삼을 예정”이라며 “국토부 1차관이 단장이 되는 범부처 TF를 구성해 노후화된 기반시설 등에 대한 실태조사와 재정지원 방안을 마련하고서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타워크레인 붕괴 사고 방지 등 건설현장 안전관리에 주력한 김 장관은 “건설현장 사망사고의 59.3%는 추락사고”라며 “현장의 추락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안전관리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거복지 사업도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방침이다.

김 장관은 “주거복지 로드맵을 통해 추진해 온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을 고도화하면서 고시원 등 비주택에 거주하는 주거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지원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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