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타다 금지법’ 반발에 뒤늦게 달래기
간담회서 “기여금 면제·감면” 당근책쓴소리 나오자 국토부 간부 “불쾌” 발언
타다 측 “법 통과 전제 논의 안 돼”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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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GS타워에서 열린 모빌리티 업체와의 간담회 시작은 순조로웠다. 전임자의 건강 문제 때문에 지난달 22일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채규 실장은 모빌리티 업체들과의 상견례에 ‘깜짝 선물’을 가져왔다. 그는 모두 발언에서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하위 법령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소 스타트업이 과도한 부담 없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운송 사업에 수반되는 기여금을 일정 수준으로 성장할 때까지 면제하거나 대폭 감면하는 등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내야 하는 기여금 액수가 아직 정해지지 않아 고가로 책정되면 신규 스타트업의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는데 모처럼 모빌리티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김 실장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던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준비해 온 원고를 읽으며 국토부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법안 통과를 반대하는 스타트업을 비난하거나 산업계 갈등을 조장하지 말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 주면 모두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모두 발언은 모빌리티 업계가 반복해 주장해 온 내용이었지만 이를 처음 겪은 김 실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7분여 만에 모두 발언이 끝난 뒤 비공개 회의가 시작되자 김 실장은 “불쾌하다”, “이럴 거면 나가고 싶다”라는 발언을 했다. 또 업계 관계자가 발언을 하는 도중 국토부 직원에게 “진행이 이게 뭐냐”고 말한 뒤 사과를 받아 내 분위기가 얼어붙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회의 막판에도 김 실장이 ‘그럼 업체들도 여객운수법 개정안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정리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반발을 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섭섭하다는 차원의 발언이었다. 고성이 오가거나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더군다나 택시업계는 ‘기여금 혜택’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국토부는 충동적인 선심성 정책을 중단하고 법 취지를 먼저 준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VCNC는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의 통과를 전제로 한 논의에 참가할 수 없다며 나타나지 않아 이번 사태의 ‘주인공’이 없는 반쪽 논의였다는 푸념이 업계에서 나왔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9-12-13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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