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24일 공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 가계부채 증가율은 2분기 기준 12.8%(작년동기대비)로 집계됐다. 나머지 연령층의 증가율(7.8%)보다 5%포인트 높은 수치다. 청년층을 포함한 전체 연령층의 가계부채 증가율 평균치는 9.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가계부채에서 이들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2분기 현재 26.9%로 지난해 2분기(26.0%)와 비교해 1년새 0.9%포인트 커졌다. 지난해 4분기의 경우 비중이 27.0%에 이르기도 했다.
청년층 가계대출은 은행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2분기 기준 은행권 대출이 전체 대출의 69.8%를 차지했다. 코로나 등으로 비대면 대출서비스 경쟁이 심화되면서 모바일 활용도가 높은 청년층의 은행권 이용이 증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청년층 대출 중에서도 전세자금 대출이 가장 많은 비중(25.2%)을 차지했다. 다른 연령층의 전세자금대출 비중이 7.8%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청년층의 전·월세 거주 비중이 높을뿐더러 전세자금대출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점 등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청년층 가계대출 증가율을 종류별로 보면, 전세자금대출이 2분기 현재 21.2%(전년동기대비) 늘었다. 신용대출도 20.1%나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7.0%로 집계됐다.
한은은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증가가 젊은 계층의 주택매입 거래가 실제로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 가운데 청년층의 비중이 36.6%를 차지한 사실을 근거로 들었다.
신용대출은 주가 상승, 주요 기업의 상장 공모 등의 영향을 받아 불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주요 증권사(미래·KB·NH·한투·키움·유안타)의 지난해 신규계좌(723만개) 중 20∼30대의 계좌가 54%(392만개)에 이르렀다.
청년층 가계부채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2분기 기준 37.1%로, 다른 연령층(36.3%)을 웃돌았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차입 레버리지를 통한 자산 확대는 예기치 않은 자산가격 조정 위험에 취약할 수 있다”면서 “부채부담 등으로 건전한 소비 활동을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