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호황인데… 에너지發 무역적자도 ‘최대’

수출 호황인데… 에너지發 무역적자도 ‘최대’

류찬희 기자
입력 2022-02-02 20:30
업데이트 2022-02-0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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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버팀목’에 비상등

원유·가스·석탄 가격 급등 여파
14년 만에 첫 2개월 연속 적자
중간재 수입 증가도 적자 키워
산업부 “구조적 아닌 일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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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같은 달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올해도 순조롭게 출발했다. 그러나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 역시 크게 증가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 적자를 냈다.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해 온 무역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월 무역수지는 48억 9000만 달러(약 5조 91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 1월의 40억 4000만 달러를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12월 5억 9000만 달러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 원인은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계절적 요인으로 수입 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원유 수입가는 지난해 1월 배럴당 54.82달러(두바이산)에서 올 1월 83.22달러로 올랐고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은 열량단위(Mmbtu)당 8.17달러(동북아 천연가스 현물 가격·JKM)에서 35.87달러로 올랐다. 석탄은 t당 86.2달러(호주산)에서 218.8달러로 급등했다.

지난달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원유 75억 달러, 가스 64억 달러, 석탄 20억 5000만 달러로 모두 159억 5000만 달러나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억 6000만 달러 늘었다. 3대 에너지 가격이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었다면 지난달 무역수지는 4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기록했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주요 에너지 가격 급등 외 중간재 수입 증가와 공급망 특수 광물 수입 증가도 무역 적자를 키웠다. 수출 호조와 동반해 납사(77%), 철광석(11%), 메모리반도체(28%) 등 중간재 수입이 많이 증가했다. 산화텅스텐(135%), 수산화리튬(129%)과 같은 공급망 필수 품목 수입도 늘어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일 “지난달 적자는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수입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커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경기 불안 해석을 경계했다.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과거와 다른 양상이라서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가운데 수출이 장기 둔화 국면으로 진입해 적자가 발생한 것처럼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12개월 연속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불황형 적자가 발생했었다.

그러나 무역수지 적자 흐름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국제 정세 불안과 공급망 불안이 이어지면 에너지 가격 강세도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2022-02-0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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