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차례상 비용이 줄어? 어림 반 푼어치도!” 정부는 비용 줄었다는데 왜 체감 안될까 [어쩔경제]

“추석 차례상 비용이 줄어? 어림 반 푼어치도!” 정부는 비용 줄었다는데 왜 체감 안될까 [어쩔경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3-09-27 17:44
업데이트 2023-11-0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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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식품부 “차례상 비용 1년 전보다 4% 저렴” 가격 조사 설명에 뿔난 소비자들

aT 추석 전 세 차례 가격 조사 발표
통계엔 사과 1개 평균 3100원 꼴
소비자 “전통시장 사과 1개 5000원”
차례상 체감물가 괴리 커 소비자 원성
“현장 안간 듯…정부 통계 현실 반영 못해”
정부 “가장 많이 사는 제품 위주로 조사”
전문가 “명절에 실사용 식품 조사해야”
“현장 직접 조사 등 통계 신뢰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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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통 차례상
추석 전통 차례상 22일 서울 은평구 은평한옥마을 예서헌에서 열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23 추석차례상 시연 행사에서 추석 전통 차례상이 소개되고 있다. 2023.9.22 연합뉴스
“사과 사러 시장에 실제로 가보신 거 맞나요?” “현실 반영 못하는 정부 통계 믿을 수 없다.” “책상머리 앉아서 무슨 차례상 물가를 논하느냐.” “차례상 비용이 낮아졌다니 어림 반 푼어치도 없다.”

추석을 앞두고 사과, 배 등 농식품 물가 상승에 따라 차례상 차림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소비자들의 원성과 관련 보도가 잇따르자 정부는 ‘실상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지난해보다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소폭 낮아졌다’는 자료를 연일 배포했다. 소비자들은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식품 물가가 정부에서 내놓는 통계 수치보다 훨씬 높다며 비용이 줄었다는 정부의 설명에 전혀 체감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왜 이런 현상들이 빚어지는 걸까.

정부 “추석 차례상 30.4만원 안정세”
사과 도매가 두배 껑충…“소매 할인 지원”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을 일주일 앞두고 최근 잇따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추석을 한 주 앞두고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이 평균 30만 4434원으로 전년보다 4.0% 하락 안정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전통시장은 26만 6652원으로 지난해보다 2.0%, 대형마트는 34만 2215원으로 전년보다 5.5%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간소화차례상도 전통시장 0.9%, 대형마트는 3.0% 비용이 전년보다 더 줄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올해 성수품 공급은 지난해 이른 추석보다 원활한 상황이며 대형유통업체는 정부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연계하면 최대 40%, 차례상 차림비용은 평균 6.3%(2만 1552원)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석 수요보다 저온 피해 등 작황이 부진해 공급량이 감소한 사과, 배와 어획량이 감소한 참조기 가격은 올랐지만 나물에 해당하는 시금치, 무 등 채소류 가격이 안정적이고 한우 사육 마릿수 증가로 쇠고기 가격이 낮아져 전체 비용 하락을 이끌었다고 덧붙였다. 사과와 배 도매가격이 상승했지만 소비자가격은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16만t) 규모의 성수품 공급과 670억원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과 유통업체 자체 할인으로 전년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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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올해 추석 차례상을 마련할 때는 채솟값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지만, 사과와 밤값은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장마 이후로 날씨가 안정됐고 추석이 늦은 덕분에 공급량이 늘면서 배추(30%↓)와 애호박(33.33%↓), 대파(16.67%↓) 등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렸다.
반면 일조량 부족과 과육이 썩는 탄저병으로 사과값(33.33%↑)이 크게 올랐고, 밤(14.29%↑)도 생육 환경 악화로 공급량이 감소해 값이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 재래시장에 진열된 사과. 2023.9.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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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값은 내리고, 사과·밤값은 오르고
채소값은 내리고, 사과·밤값은 오르고 올해 추석 차례상 품목 구입에는 지난해보다 채솟값은 덜 들지만, 사과와 밤 값은 더 들 것으로 보인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에 따르면 장마 이후 날씨 안정고 늦은 추석으로 배추(30%↓·전통시장 기준)와 애호박(33.33%↓), 대파(16.67%↓) 등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일조량 부족 및 생육 환경 악화 등으로 사과값(33.33%↑)과 밤(14.29%↑)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3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의 한 대형 마트. 2023.9.13 연합뉴스


소비자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건데
‘못난이 사과’ 가격 조사한 건가?”


그러나 차례상 올리는 대표 과일인 사과 한 개만 해도 농식품부가 근거로 삼은 aT의 ‘추석 차례상 구입비’와 ‘현실 물가’ 간 차이가 크다는 게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농식품부가 공개한 자료에는 추석 1주 전인 지난 20일 기준 사과(홍로) 5개에 전통시장 1만 5528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1만 7580원이라며 각각 2.7%, 19.0% 올랐다고 명시했다. 전통시장의 경우 사과 한 개당 3100원 꼴이다.

이에 대해 세종시 사는 한 60대 주부는 28일 “전통시장에 가면 사과 1개에 기본 5000원”이라면서 “5개만 사도 2만 5000원인데 정부는 대체 어디서 그런 저렴한 사과를 골라 가격 통계를 내는지 신기할 따름”이라고 혀를 찼다. 인천에 사는 50대 주부는 “흠과가 있거나 모양이 예쁘지 않아 차례상에 올리지도 못하는 ‘못난이 사과’ 가격이 3000원 정도”라면서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걸 조사해야지 대체 뭘 조사한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 주부들이 겪은 경험과 유사한 반응은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의 지역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사이트에서 쏟아진다.

aT의 농수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추석 연휴 전날인 27일 기준 가락시장 사과 홍로 10㎏ 도매가격은 8만 1929원으로 지난해(2만 8400원)보다 190% 정도 더 높았다. 이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예측한 추석 성수기(추석 전 2주) 홍로 10㎏ 도매가격 예상치(7만~7만 4000원)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농경연은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이 홍로 생산량이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한 5만 6000t으로 전망했지만 가격은 이보다 한층 급격히 올랐다. 사과 홍로 10개 상품의 소비자가격은 27일 기준 3만 1631원으로 전년(2만 3408원)보다 34% 올랐지만 일주일 전인 21일에는 3만 4406원으로 47% 가격이 올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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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올해 추석 차례상을 마련할 때는 채솟값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지만, 사과와 밤값은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장마 이후로 날씨가 안정됐고 추석이 늦은 덕분에 공급량이 늘면서 배추(30%↓)와 애호박(33.33%↓), 대파(16.67%↓) 등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렸다.
반면 일조량 부족과 과육이 썩는 탄저병으로 사과값(33.33%↑)이 크게 올랐고, 밤(14.29%↑)도 생육 환경 악화로 공급량이 감소해 값이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 재래시장에 진열된 사과. 2023.9.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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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값 고공행진
과일값 고공행진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은 지난해보다 비싸고 한우는 저렴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사과(홍로) 상품 10kg 도매가는 7만9천460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5만932원보다 56.0% 올랐다. 반면 한우는 지난 6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은 100g당 1만907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1만2천503원으로 12.8%, 낮았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과일을 고르는 시민. 2023.9.10
연합뉴스
강정 76%, 참조기 32%, 쌀 26% 올라
신선식품지수 5.6%…3월 후 최대 상승폭

배도 마찬가지다. 올해 생산량이 20% 감소한 데 이어 추석 성수기 배 출하량이 8% 감소한 배의 신고 도매 가격은 7.5㎏ 기준 27일 기준 3만 6712원으로 전년(3만 2800원)보다 11.9% 올랐다. aT가 조사한 20일 기준(3만 2568원)으로는 오히려 약간 더 저렴했다. 하지만 정부가 공개한 배(5개) 소매가격 증가폭은 전년보다 전통시장 14.5%, 대형유통업체 32.4%로 도매가격 인상폭보다 훨씬 더 높았다. 다시 말해 품목별로 가격 인상 폭이 천차만별로, 도매시장보다 소매시장에서 정부 할인 지원 등으로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하게 될 소비자가격이 더 저렴해졌다는 정부의 주장은 현실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보인다.

계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20일 추석 차례상 기준 계란 10개 가격이 전통시장 2125원, 대형유통업체 2104원으로 각각 2.5%, 11.2% 올랐다고 적시했지만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공개된 계란 10개 소비자가격은 3316원이다.

정부가 강조한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육적에 들어가는 소고기(우둔)와 시금치는 대형유통업체 기준 1년 전보다 각각 16%, 20% 정도 줄었지만 강정 75.7%, 다시마 40.3%, 참조기 31.8%, 쌀 25.7%, 밀가루 15.4%, 밤 14.8%, 동태포 11.2%, 약과 10.4%, 동태 7.1% 등 상당수 식품의 물가가 올랐다.

통계청이 지난 5일 공개한 8월 소비자물가에서 자주 구매하는 식품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9% 올랐다. 이는 지난 3월(4.4%)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식품은 1년 새 4.7% 올랐다. 특히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6% 뛰었다. 역시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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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과일값 오르고 한우는 저렴
추석 차례상 과일값 오르고 한우는 저렴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은 지난해보다 비싸고 한우는 저렴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사과(홍로) 상품 10kg 도매가는 7만9천460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5만932원보다 56.0% 올랐다. 반면 한우는 지난 6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은 100g당 1만907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1만2천503원으로 12.8%, 낮았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2023.9.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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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추석 차례상 사과값 약 33% 상승 올해 추석 차례상을 마련할 때는 채솟값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지만, 사과와 밤값은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장마 이후로 날씨가 안정됐고 추석이 늦은 덕분에 공급량이 늘면서 배추(30%↓)와 애호박(33.33%↓), 대파(16.67%↓) 등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렸다.
반면 일조량 부족과 과육이 썩는 탄저병으로 사과값(33.33%↑)이 크게 올랐고, 밤(14.29%↑)도 생육 환경 악화로 공급량이 감소해 값이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 재래시장에 진열된 사과. 2023.9.13 연합뉴스
정부 “조사 규격·기관별로 가격차”
“기호품 과일 품위 따라 가격차 커”
추석 시기 기저 효과…조사대상 확대

정부는 차례상에 올라가는 식품 가격의 통계지표와 소비자 체감 가격이 벌어진 데 대해 지난해 추석(2022년 9월 10일)이 올해보다 3주보다 빨랐던 만큼 출하 시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추석 차례상 차림을 조사하는 조사기관별로 품목 구성과 조사 규격, 조사 장소 등이 달라 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는 가격 집계 대상 범위를 50곳(전통시장 16곳, 대형유통업체 34곳)으로 작년(43곳)보다 더 확대해 정확도를 높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의 산하기관인 aT는 aT의 자회사가 해마다 명절 전 세 차례(추석 3주, 2주, 1주 전 수요일)에 걸쳐 차례상 차림비용을 조사해 대형마트와 전통마트와 전년도와 당해연도를 비교해 분석하고 있다. 세 차례에 걸쳐 조사를 하는 이유는 특정 시점에서 물가의 왜곡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물가의 경향성을 보기 위해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소비자들이 주로 많이 구매하는 식품 위주로 조사를 하다보니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알이 큰 대과의 경우 비싸서 금액 차이가 날 수 있다”면서 “기호품인 과일은 품위에 따라 가격 차이가 엄청 큰 데 사과는 저온 피해로 물량 자체도 지난해보다 29% 정도 많이 줄어서 롯데마트의 경우도 큰 것(사과)을 못 구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조사 장소에 따라 물량 확보가 안돼 차례상에 올리는 용도의 사과 조사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사과의 경우 aT의 가격 조사 대상 규격은 286~330g, 배는 550~650g이라고 농식품부는 전했다.

즉 차례상에 올리는 과일의 종류는 동일하지만 상대적으로 알이 작고 저렴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많이 소비되는 과일 위주로 가격을 조사하다보니 같은 사과 제품이라도 차례상에 올리는 실제 사과 가격과는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아주 특별히 비싼 품목은 튀는 통계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축산물의 경우 한우는 등심 1등급 기준으로 조사하는데 훨씬 비싼 투뿔을 사면 통계치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돼지는 가장 많이 팔리는 냉장 삼겹살을 기준으로 조사한다.

이 관계자는 “통계청도 그렇고 모든 걸 조사해서 평균을 내다보니 물가 조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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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앞두고 한우 가격 저렴
추석 앞두고 한우 가격 저렴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은 지난해보다 비싸고 한우는 저렴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사과(홍로) 상품 10kg 도매가는 7만9천460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5만932원보다 56.0% 올랐다. 반면 한우는 지난 6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은 100g당 1만907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1만2천503원으로 12.8%, 낮았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우를 고르는 시민. 2023.9.10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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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사과값 상승
추석 차례상 사과값 상승 올해 추석 차례상을 마련할 때는 채솟값은 지난해보다 적게 들지만, 사과와 밤값은 더 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의 차례상 품목 구입 비용(4인 가족 기준)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장마 이후로 날씨가 안정됐고 추석이 늦은 덕분에 공급량이 늘면서 배추(30%↓)와 애호박(33.33%↓), 대파(16.67%↓) 등 채소류 가격이 지난해보다 크게 내렸다.
반면 일조량 부족과 과육이 썩는 탄저병으로 사과값(33.33%↑)이 크게 올랐고, 밤(14.29%↑)도 생육 환경 악화로 공급량이 감소해 값이 올랐다.
사진은 13일 서울 재래시장에 진열된 사과. 2023.9.1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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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차례상 비용은?
추석 차례상 비용은? 추석 연휴를 앞둔 12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서울 시내 전통시장, 대형마트, 유통업체 총 25곳에서 36개 주요 성수 품목 가격을 조사한 결과 추석 차례상 전통시장 구매비용은 23만7381원, 대형마트 비용은 28만581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2023.9.12 연합뉴스
정부 “명절용 규격 나눠 조사계획 없어”
전문가 “평시·명절용 상품 조사 달라야”
“소비자 구매 패턴 고려해 상품 조사해야”
일원화 안 된 조사기관 제각각 발표 혼란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차례상에 실제 올리는 대과 등 식품의 규격을 나눠서 조사할 계획은 없다”면서 “공급 변수에 따라 물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 변동이 너무 커져 혼란이 생길 수 있어 대표성 있는 물가라고 보기 힘들기 때문에 5년 정도 기존 데이터를 쌓은 이후에 생각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표본 수를 늘려 가격의 정확도를 높이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사는 사과가 조사 품목 사과와 다르면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는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같은 맥락에서 대추와 곶감 가격이 지난해보다 낮아진 이유는 올해 추석이 지난해보다 3주 정도 늦게 찾아오면서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가격이 내려간 기저효과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평소 먹거리 조사와 명절을 앞두고 하는 먹거리 조사는 달라야 하는데 이를 구분하지 않고 모든 식품의 평균을 내듯이 해버리다 보니 실제 시장에 나가본 소비자들이 통계와 크게 다른 비싼 가격에 실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러 조사기관에서 제각각의 기준으로 추석 차례상 차림 가격을 조사하다보니 일원화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점도 지적했다.

이 교수는 “명절에는 차례상에 올릴 품질 좋은 상품을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만큼 소비자 구매 행동 패턴에 맞는 해당 제품을 골라 가격 조사를 해야 한다”면서 “조사기관은 ‘전화 돌리기’식의 행정 편의주의 조사가 아닌 실제 일정 현장에 나가서 가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정책 수립을 위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이를 통해 정부 통계 발표의 국민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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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로 지난해 보다 56% 올라
홍로 지난해 보다 56% 올라 올해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과일은 지난해보다 비싸고 한우는 저렴할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사과(홍로) 상품 10kg 도매가는 7만9천460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5만932원보다 56.0% 올랐다. 반면 한우는 지난 6일 기준 한우 1+등급 등심은 100g당 1만907원으로 지난해 동월의 1만2천503원으로 12.8%, 낮았다. 사진은 1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사과(홍로). 2023.9.10 연합뉴스
<편집자주> 서울신문 경제부처 출입기자들의 ‘어쩔경제’는 경제 정책을 둘러싼 각종 문제제기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분석해 독자 여러분의 알 권리 충족과 정책 판단에 도움을 드리고자 마련한 공간입니다.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경제 정책을 지향합니다.
세종 강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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