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기본료 1천원 인하·문자 50건 제공선불·선택형 요금제, 블랙리스트제도 도입MVNO·제4이통사 활성화, 통신비 개념 재정립
2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이동통신 요금부담 경감을 위한 정책방안’에는 기본료 1천원 인하, 문자 50건 무료제공 등 혜택과 선불·선택형 요금제 활성화, 블랙리스트 제도 도입 등 계획이 담겨 있다.방통위가 이날 내놓은 통신요금 경감 방안은 ▲통신요금 부담 경감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 ▲통신시장 경쟁 촉진 ▲데이터 트래픽 관리 ▲통신비 개념 재정립 및 정보제공 확대 등을 골자로 한다.
방통위는 요금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과 협의해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기본료를 1천원 인하하고 단문메시지(SMS) 50건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 음성을 적게 사용하는 이용자를 위해 선불 요금을 1초당 4.8원에서 4.5원으로 내린다.
이 밖에도 음성·데이터·문자 사용량을 이용자가 선택하거나 조절하는 스마트폰 요금제를 출시하고, 단말기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1인당 연 2만8천원, 4인 가족 기준 가구당 연 11만4천원의 통신요금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방통위는 예상했다.
방통위는 우선 인가사업자인 SK텔레콤이 요금을 인하하면 신고사업자인 KT와 LG유플러스가 뒤따라 요금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본료·문자 요금 내린다 = 방통위는 통신요금 인하 혜택이 많은 이용자에게 돌아가려면 기본료와 가입비, 문자요금을 내려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9월부터 모든 가입자의 기본료를 요금제에 상관없이 월 1천원씩 내리고 월 50건의 문자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기본료가 없고 계획적인 소비를 돕는 선불요금제도 확대한다. 방통위는 선·후불 요금제 간 번호이동과 데이터 선불요금 도입, 가입·충전 방식 다양화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7월부터 선불이동전화 요금을 현재 1초당 4.8원에서 4.5원으로 6.3% 인하한다. 또 같은 달 통화요금이 1초당 2.6∼3.0원인 선택요금제 두 가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은 이달부터 월 2만원짜리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판매한다. 이는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 인터넷 상품을 약 20% 할인한 가격에 재판매하는 것이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인 Btv와 함께 가입하면 월 2천원을 추가 할인받는다.
이 밖에도 방통위는 통신 3사가 청소년,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전용 스마트폰 요금제를 출시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음성·데이터·문자량 정한다 = 7월에는 이용자가 직접 음성·데이터·문자량을 선택하거나 조절하는 스마트폰 요금제가 나온다.
현재 스마트폰 정액요금제는 음성·데이터·문자 제공량이 정해져 있다. 이 때문에 음성통화를 기본보다 많이 쓰고 데이터를 할당량보다 적게 쓰는 사람은 데이터가 남아돌아도 음성 추가 이용료를 내는 등 요금제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했다.
선택요금제는 사용자가 이용 습관에 맞게 음성·데이터·문자량을 선택해 구성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음성 위주 이용자는 ‘음성 300분·데이터 100MB·문자 50건’을, 데이터 위주 이용자는 ‘음성 100분·데이터 2GB·문자 50건’ 등으로 요금제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조절요금제를 택하면 주어진 금액 안에서 음성·문자·데이터를 자유롭게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어디서나 단말기 산다 = 앞으로는 굳이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가지 않더라도 제조사 매장이나 유통업체에서 휴대전화 단말기를 살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단말기 식별번호(IMEI) 관리 체계를 지금의 ‘화이트리스트’ 방식에서 ‘블랙리스트’ 제도로 개선하기로 했다.
이통사들은 자사에 IMEI가 등록된 단말기만 개통해주는 화이트리스트 제도 속에서 사실상 단말기 유통을 독점해왔다. 이 때문에 제조사와 이통사가 보조금을 주고받는 관행이 생겨 단말기 출고가가 높아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반면 블랙리스트 제도에서는 이통사가 IMEI 등록이 안 된 단말기도 개통을 허용하기 때문에 이통사, 제조사, 유통업체 간 단말기 판매 경쟁이 일어나 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게 방통위의 전망이다.
또 경품으로 받았거나 외국에서 산 단말기, 중고 단말기를 자유롭게 개통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방통위는 이용자가 제조사에서 사거나 중고로 산 단말기를 개통할 때도 이통사에 일정 기간 약정가입을 하면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는 요금제가 나오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방통위는 단말기 유통과정에서 이통사와 제조사가 보조금을 매개로 출고가를 올리는 불공정행위를 하는지 수시로 점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유통망에서 ‘요금 할인’을 ‘단말기 할인’으로 포장해 단말기를 ‘공짜’로 주는 것처럼 잘못 안내하는 일이 없도록 서비스 계약을 할 때 이용자에게 단말기 출고가와 보조금, 요금할인 등 주요 항목을 서면으로 알리는 절차도 만들기로 했다.
◇’저렴한’ 제4 이통사 등장한다 = 방통위는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자(MVNO)와 신규 기간통신사업자가 등장하면 이통사 간 경쟁이 촉진돼 자연스럽게 요금을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방통위는 기존 이통사 가입자가 MVNO로 번호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MVNO가 기존 통신사로부터 망을 많이 빌릴수록 도매 할인을 많이 받는 ‘다량구매할인율’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쉽게 진입·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현재 온세텔레콤과 한국케이블텔레콤(KCT) 등이 올 하반기 기존 사업자보다 요금이 20% 저렴한 MVNO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준비 중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폐지는 ‘보류’ = 정부는 스마트폰 도입 이후 무선 데이터 사용량의 폭발적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이통사가 차세대 통신망을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기존 망을 개선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그러나 트래픽 급증에 따른 통화품질 저하 요인으로 지적되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일단 폐지하지 않고 사업자의 자율적인 판단을 고려하기로 했다.
◇통신비 개념을 바꾼다 = 방통위는 통신비의 개념을 다시 정립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통신비의 개념을 음성통화 등 기본적인 통신서비스뿐만 아니라 정보검색과 교통, 게임, 금융,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는 ‘종합 문화 서비스 플랫폼 이용비’ 개념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이동전화의 데이터 이용료를 ‘인터넷’ 항목으로 분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방통위는 이용자가 통신요금 정보를 인터넷에서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통신요금 종합정보 제공 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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