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미 금리 역전 우려… 사상 최초 ‘빅스텝’ 시 영향은

미국 ‘자이언트 스텝’에 한미 금리 역전 우려… 사상 최초 ‘빅스텝’ 시 영향은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22-06-18 10:00
업데이트 2022-06-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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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금리역전 땐 인플레 우려
‘빅스텝’에 가계부채 뇌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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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4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렸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41년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른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0.75% 포인트 올렸다.
워싱턴DC AFP 연합뉴스
미국이 40여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 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 이어 다음달에도 같은 수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오는 7월 한국은행도 사상 첫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 포인트 인상)을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인데, 빅스텝 시 금리 인상 등 여파로 가계 부담이 늘어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14~15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 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를 이렇게 한 번에 0.75% 포인트나 올린 건 1994년 11월 이후 약 28년만이다.

연준이 올해 안에 추가로 수차례 걸친 자이언트 스텝이나 빅스텝을 예고하고 있어 국내 기준금리가 오르지 않을 경우 다음달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게 된다. 과거처럼 외국계 자본이 일시에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원화 약세로 인해 수입 물가가 오르며 인플레이션이 높아질 수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한국은행 창립 제72주년 기념사를 낭독하고 있다.
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에 따른 영향은 줄일 수 있지만 가계부채와 기업 조달 비용 급증으로 우리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미 시중은행의 대출 금리는 상당 수준 인상된 상태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우리아파트론’ 5년 고정형(혼합형) 기본금리는 연 5.45~7.15%를 기록하며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다. 전날 해당 상품의 기본금리는 연 5.4~7.1%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0.05% 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건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고정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름세다. 하나은행 주담대 변동형(신규 코픽스) 금리 상단은 이날 연 5.681%로 전날(5.632%)보다 0.049% 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상승세는 주담대 상품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한은의 빅스텝 가능성이 높아지다 보니 국내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금융채 금리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는 것이다. 은행권에선 다음주에라도 주담대 상단 금리가 7.5%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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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의 영향으로 급증했던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의 영향으로 급증했던 가계대출이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넉 달 연속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창구의 모습.
연합뉴스
주담대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코픽스(국내 시중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 또한 크게 뛰었다.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5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98%로 전월 대비 0.14% 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2019년 3월(1.9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담대 금리가 향후 8%까지 오를 거란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다음달 빅스텝을 밟게 되면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지금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한은이 지난 1월 추산한 것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 2000억원 증가하고, 차주당 연평균 16만 1000원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올해 2.75%까지 올릴 경우 1인당 이자 부담이 연평균 약 64만 4000원이나 늘 수 있다는 의미다.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면 소비 심리가 얼어붙어 자칫 ‘스테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가계와 기업의 소비 및 투자 위축, 금융건전성 저하, 그리고 이에 따른 경기 위축 가속화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한국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 내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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