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워크아웃… 더블스타, 작년 매각 무산 후 끝내 인수

2009년 워크아웃… 더블스타, 작년 매각 무산 후 끝내 인수

최선을 기자
입력 2018-03-31 00:02
수정 2018-03-3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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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매각 과정

박삼구 회장 경영권·우선 청구권 포기
노조, 해외 자본 먹튀 우려 끝까지 반대

금호타이어가 30일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 3시간을 앞두고 극적으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2016년 채권단이 지분 매각을 공고한 지 2년 만, 2009년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 9년 만이다.

호남에 터전을 두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십수년간 고난의 길을 걸었다. 금호타이어는 2006년 미국, 중국, 베트남 등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면서 차입금이 급격히 늘었다.

게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제 유가 인상, 세계 자동차 수요 감소 등으로 수출 물량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2009년 12월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2010년 1월 워크아웃을 개시했다.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는 2016년 2월부터 채권단 지분 매각 공고를 냈다.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채권단과 금호그룹 측은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상표권 계약 등 매각 조건과 자격 등을 놓고 지루한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지난해 3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끝이 보이는 듯 했다.

그러나 금호타이어가 지난해 상반기 실적에서 적자를 기록하면서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빨간불이 켜졌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영업 실적이 나빠지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넣어 놨기 때문이다.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더블스타는 계약 해지 대신 매각 가격을 인하하는 쪽으로 협상을 재개했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의 매각 가격을 기존 9500억원에서 8000억원으로 깎아주기로 했지만, 더블스타는 인하된 가격에서 추가로 800억원을 더 깎아 달라고 요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됐다.

이후 금호타이어는 자구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이를 거부하고 자율협약에 의한 정상화 방안을 추진했다. 금호타이어 측에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약정서(MOU)’ 체결을 요구했고 박 회장은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채권단은 다시 한 번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추진하게 된다. 중국 공장을 정상화하고 금호타이어를 살리는 방안은 이 길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금호타이어 노조의 극렬한 반대로 무산되는 듯 보였다.

이달 초 채권단은 더블스타와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 추진 방안을 발표했고, 금호타이어 노조는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노조는 해외 자본의 ‘먹튀’ 우려가 크다며 더블스타를 끝까지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월 말까지 노사 합의 자구안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거듭 강조하며 맞섰다.

결국 자율협약 마지막 날이 돼서야 금호타이어 노조는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수용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2018-03-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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