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시간 속에 익으면
정이란 이름으로 포근해지더라
더러는 매정하게 돌아서기도 하지만
그건 사랑이라고 부르지 말자
한겹 두겹 허물을 벗어서 그대에게 입혀주고
더 이상 벗을 허물이 없을 때
당신의 허물은 내 허물이 되더라
앞으로 뒤로
모로 보아도 무덤덤한 믿음만 남는
내가 못나서 익어버린 정이 좋더라
사랑에 찌들어 삭은 향기가 좋더라
2012-05-12 2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