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내외빈(內外賓)/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내외빈(內外賓)/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0-12-16 17:54
수정 2020-12-17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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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한 2020년이 저물고 있다. 코로나도 함께 물러가면 좋으련만 겨울 들어 다시 시작된 대유행으로 어제는 역대 최대인 107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는 터라 연말임에도 분위기가 조용하다. 예년 같으면 각종 시상식이며 송년회 등으로 시끌벅적했을 것이다.

규모에 따라 예외인 경우도 있겠으나 대부분의 행사장에서 듣게 되는 말이 있다. 행사에 참석한 손님들에게 건네는 사회자의 인사말이다. “바쁘신 중에도 자리를 빛내 주신 ‘내외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여기서 ‘내외빈’은 맥락상 내빈(內賓)과 외빈(外賓)을 한꺼번에 이르는 말이다. 즉 외부에서 오거나 내부에서 온 손님을 뜻하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뜻의 ‘내외빈’(內外賓)과 ‘내빈’(內賓)은 맞는 표현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 ‘내빈’(內賓)은 ‘여자 손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올라 있다. ‘내부의 손님’을 의미하는 ‘內賓’은 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다. 어차피 ‘손님’은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을 뜻하므로 ‘내부의 손님’은 어폐가 있는 말이다. ‘모임에 공식적으로 초대를 받고 온 사람’을 이르는 말은 ‘내빈’(來賓)이다. 외빈(外賓)이 ‘외부나 외국에서 온 귀한 손님’을 뜻하는 말이므로 내빈과 외빈은 사실상 동일한 의미다. 따라서 “바쁘신 중에도 자리를 빛내 주신 ‘내빈’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라고 하면 족하다.

oms30@seoul.co.kr
2020-12-17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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