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우리말] ‘안되다’와 ‘안 되다’/오명숙 어문부장

[똑똑 우리말] ‘안되다’와 ‘안 되다’/오명숙 어문부장

오명숙 기자
입력 2021-10-27 20:22
업데이트 2021-10-28 01: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은 처음이다.”

우리말에는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이 있다. ‘안 되다’와 ‘안되다’도 그중 하나다.

먼저 동사 ‘안되다’는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뜻으로 ‘잘되다’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과일 농사가 안돼 큰일이다”는 과일 농사가 썩 잘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문의 “이렇게 장사가 안된 적은 처음이다”도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일정한 수준이나 정도에 이르지 못하다’란 뜻을 나타낼 때도 ‘안되다’를 쓴다. “자식이 안되기를 바라는 부모는 없다”, “이번 시험에서 우리 중 안되어도 세 명은 합격할 것 같다”처럼 쓰인다. 형용사로서의 ‘안되다’도 있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근심이나 병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란 의미다. “그것 참 안됐군”, “몸살을 앓더니 얼굴이 많이 안됐구나”처럼 쓰인다. 즉 ‘잘되다’의 반대 개념이거나 위의 뜻을 가진 형용사일 때 ‘안되다’와 같이 붙여 쓴다.

‘안 되다’는 ‘되다’에 부정이나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부사 ‘안’이 붙은 말이다. ‘안 먹다’, ‘안 슬프다’를 ‘먹지 않다’, ‘슬프지 않다’로 바꾸어 쓸 수 있는 것처럼 ‘안 되다’도 ‘되지 않다’로 바꾸어 표현해도 뜻이 달라지지 않는다. “일이 뜻대로 안 되다”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다”로 바꾸어 쓸 수 있다.

오명숙 어문부장 oms30@seoul.co.kr
2021-10-28 29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