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제 블룸버그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만나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통령이 북한 정권과 대화를 언급한 것 자체가 파격적으로 비쳐지는 상황에서 뜻밖의 수식어까지 붙였으니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어리둥절한 느낌마저 없지 않다. 불과 며칠 전까지 대북(對北) 선제타격이 임박한 듯 각종 전력을 한반도에 집중 배치했으니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전날 미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분명히 그는 꽤 영리한 녀석”이라고 표현한 것은 ‘대화’를 언급하기 위한 일종의 정지 작업이었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 스타일’의 직선적인 언행은 그동안의 미국 대통령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만큼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럴수록 트럼프의 좌충우돌식 표현에서 맥락을 제대로 짚어 내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야당과 언론의 비판은 “국제 관계마저 부동산 거래하듯 경솔하게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관련한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종합해 보면 당초에는 돌출성으로 비쳐졌던 트럼프의 언행도 매우 정밀한 의도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의 동북아 전략은 자국(自國) 싱크탱크들의 제안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아시아소사이어티는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는 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여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 후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는 대가로 정전협정을 대신하는 평화조약 체결과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렇게 보면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한 것도 ‘시진핑의 북한 압박’이 상당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 트럼프의 다음 단계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9일까지는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한 우리 정치 상황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국제 관계에서 한국이 당사국임에도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언급되기 시작한 국면에서부터 한국은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협력 관계를 강화해 한국이 북핵 위협 해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미국의 이해를 높이는 데 끝까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야당과 언론의 비판은 “국제 관계마저 부동산 거래하듯 경솔하게 한다”는 것으로 모아진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관련한 동북아 정세의 변화를 종합해 보면 당초에는 돌출성으로 비쳐졌던 트럼프의 언행도 매우 정밀한 의도가 뒷받침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실제로 트럼프의 동북아 전략은 자국(自國) 싱크탱크들의 제안과 상당 부분 궤를 같이한다. 앞서 아시아소사이어티는 트럼프 행정부에 “북한의 위협을 저지하는 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관여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 후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는 대가로 정전협정을 대신하는 평화조약 체결과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렇게 보면 ‘김정은과의 대화’를 언급한 것도 ‘시진핑의 북한 압박’이 상당 부분 성과를 내고 있다고 판단한 트럼프의 다음 단계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음에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는 오는 9일까지는 리더십 부재가 불가피한 우리 정치 상황은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무엇보다 국제 관계에서 한국이 당사국임에도 소외되는 이른바 ‘코리아패싱’이 현실화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북·미 대화가 언급되기 시작한 국면에서부터 한국은 적극적으로 발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든 미국과 각을 세우기보다는 협력 관계를 강화해 한국이 북핵 위협 해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정부도 미국의 이해를 높이는 데 끝까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2017-05-0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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