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급확대와 보유세 강화, 투 트랙으로 집값 안정화 해야

[사설] 공급확대와 보유세 강화, 투 트랙으로 집값 안정화 해야

입력 2020-07-03 18:11
수정 2020-07-03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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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전방위로 고삐가 풀린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을 강화하고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그제 청와대로 불러 부동산 정책 관련 보고를 받은 자리에서다. 문 대통령은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며 보완책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추가대책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현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직접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집값 급등으로 민심 이반 현상이 갈수록 가시화되고 국정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식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어제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최근 부동산 시장이 매우 불안정해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를 했지만 설익은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현 정부 들어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이 21번이나 나왔지만, 시장은 정부 정책을 비웃기나 하듯 상승세가 지속돼 왔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근본적인 이유로 시중에 떠도는 엄청난 부동자금을 꼽는다. 초저금리 구조에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런 자금들이 부동산시장으로 몰려오는 상황에서 현 정부가 공급에 대한 고려없이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편 것은 잘못된 처방으로 볼수 밖에 없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 원칙을 도외시하고 수요 억제 위주의 규제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늦었지만 대통령이 직접 공급확대를 해법으로 제시한 것은 참으로 다행이다. 실효성 있는 공급대책이 나온다면 집값 흐름을 바꿔 놓을 수도 있다. 핵심은 서울 수도권에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해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다. 대통령도 강조한 것처럼 부동산 투기세력과의 전쟁은 피할 수 없다. 부동산 정책의 틈새를 비집고 악용하고 있는 다주택자들에 대해 보유세를 강화하고, 수백 조원의 부동산펀드 세제 혜택을 과감하게 손질해야 한다. 무엇보다 실수요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총선을 앞두고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다주택자인 청와대 직원과 고위 공직자들에게 주택매각을 권고하며 솔선수범하겠다고 국민에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국민이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면 그 어떤 정책도 성공할 수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다주택 소유의 고위공직자들은 지금이라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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