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권, 정략싸움 그만두고 협치 나서라

[사설] 정치권, 정략싸움 그만두고 협치 나서라

입력 2020-08-18 20:24
업데이트 2020-08-19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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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국가적 위기에 안일한 상황인식
뒤늦은 청와대회동 재추진 그나마 다행

청와대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오는 21일 회동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그제 밝히면서 한때 진위 공방이 벌여졌다.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3일 김 위원장을 예방했을 때 문 대통령의 초청 의사를 밝혔지만 통합당 측이 지난 16일 “불가하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고 한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빈말로 지나가듯 던져놓고 마치 우리가 거부해서 성사되지 못한 것처럼 떠넘기고 있다”고 반발했다. 양쪽의 주장이 너무 달라 진위를 알 수 없지만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조짐과 경제위기, 전국적 수해까지 덮쳐 국가적 위기를 맞고 있는데 정치권이 너무 안일한 상황 인식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들을 만하다. 김 위원장이 어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일대일 회동 등 대화의 형식과 의제가 맞는다면 문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하면서 뒤늦게나마 회동이 재추진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청와대는 이번 제안이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분기에 1회 개최한다는 기존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국회 사랑재에서 문 대통령이 정당 대표를, 5월에는 양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대화한 데 이어 8월에 당 대표를 초청해 국정 전반에 대해 의제에 구애받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강기정 전 정무수석이 실무적으로 협의했고, 최 수석이 회동 날짜를 오는 21일로 제안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8·29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어 이 대표의 임기가 불과 8일밖에 안 남는 상황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연다는 것은 청와대의 제의에 성의가 없어 보인다. 민주당 새 대표가 선출된 뒤 9월 초에 심기일전 차원에서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열어도 무방할 것을 너무 무신경으로 대화를 추진한 측면이 강하다.

통합당도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득실을 따지기 전에 청와대 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하는게 맞다. 민주당의 새 대표와의 회담을 원했다면 감정 싸움을 벌일 게 아니라 9월 초에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를 열자고 역제안을 했어야 했다. 최근 통합당의 지지율 상승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과 여당의 ‘입법독주’에 따른 반사이익일 뿐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야당은 대승적으로 청와대 회동에 임해야 한다. 국민들은 위기 국면에서 누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하는지를 꿰뚫어 보는 만큼 여야는 민주당 새 대표 선출 직후나 9월 초쯤 청와대 회동을 성사시켜야 한다. 여야가 서로 만나 초당적이고 범국가적 의제를 논의하는 협치의 토대를 만들기 바란다.

2020-08-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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