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회 앞 집회
지난 5월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가 집회를 갖고 있다.
안주영 기자
안주영 기자
집회와 시위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의 하나이고, 민주사회의 요체다. 그러나 특정 집단이 자신들의 요구를 내세우며 수만, 수십만 명이 이용하는 도심 주요 도로를 장시간 막고 다중의 시민에게 막대한 불편과 피해를 안기는 건 기본권의 범주를 넘어선다고 하겠다. ‘나와 우리들’의 의사를 알리는 일만큼 집회나 시위로부터 평온한 일상과 통행권, 생업을 침해받지 않을 권리도 존중돼야 마땅한 일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를 집회 금지 장소로 규정한 부분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근거해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시행령이 헌재 결정에 어긋나는 기본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시행령은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집회를 몽땅 금지하는 게 아니라 교통 흐름 등 필요에 따라 제한하는 내용이다. 헌재 결정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 극우 유튜버 등의 문재인 전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겠다며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정당이 민주당 아닌가. 내로남불의 태도를 접고 성숙한 시위문화 정착 방안을 함께 고민하기 바란다.
2023-10-1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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