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 ‘보이지 않는’ 완장 같은 게 있었다. 끗발이다. 정상적이라면 되지 않는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게 끗발이라고 알았다. 그래서 끗발 없는 사람은 끗발 있는 사람 곁을 맴도는 예가 허다했다. 억울하게 손해보지 않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끗발의 위력은 체험해본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노름에서부터 군대 보직별 끗발, 권력의 끗발 등등. 무소불위의 끗발도 1990년대 들면서 사회가 정화되고 구태와 악습이 자취를 감춰가면서 영향력이 줄었다. 원칙과 실력이 그 자리를 메워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끗발의 힘을 무시하진 못한다. 그래서 끗발과 실력 중 어느 게 진짜 센 것인지 헷갈린다고 한다. 실력이 없는데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진짜 끗발인지, 자신의 실력이 더 센 끗발인지 혼란스럽다. “우리 사회는 끗발이 실력보다 앞서고, 끗발이 없으면 실력으로 버틴다.” 누군가 툭 내뱉은 이 한마디가 정답인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뭐니뭐니해도 끗발의 위력은 체험해본 사람이 가장 잘 안다. 첫끗발이 개끗발이라는 노름에서부터 군대 보직별 끗발, 권력의 끗발 등등. 무소불위의 끗발도 1990년대 들면서 사회가 정화되고 구태와 악습이 자취를 감춰가면서 영향력이 줄었다. 원칙과 실력이 그 자리를 메워 나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끗발의 힘을 무시하진 못한다. 그래서 끗발과 실력 중 어느 게 진짜 센 것인지 헷갈린다고 한다. 실력이 없는데도 누군가의 도움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게 진짜 끗발인지, 자신의 실력이 더 센 끗발인지 혼란스럽다. “우리 사회는 끗발이 실력보다 앞서고, 끗발이 없으면 실력으로 버틴다.” 누군가 툭 내뱉은 이 한마디가 정답인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2011-10-18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