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입춘 소망/오일만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춘 소망/오일만 논설위원

오일만 기자
오일만 기자
입력 2017-01-31 22:36
수정 2017-02-01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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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춘은 봄의 전령사다. 24절기 중 가장 춥다는 대한을 지난 터라 땅속 깊은 곳에서 봄이 싹트는 소리가 들리는 시기다. 아무리 혹독한 추위가 닥쳐도 입춘을 지나면 봄의 희망이 생긴다. 입춘대길(立春大吉)이란 입춘첩을 큼지막하게 대문 양쪽에 붙인 것도 이런 의미일 것이다.

봄을 뜻하는 춘(春) 역시 햇볕을 받아 풀이 돋아나오는 모양이다. 봄을 시각적으로 제대로 표현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봄은 생명과 희망의 첫 단추로 통했다. 조상에게도 봄은 생명의 덕을 알리는 존재였고 사형수라도 입춘을 지나면 형을 집행하지 않았다. 생명을 키우는 계절에 목숨을 뺏었던 것 자체가 하늘의 뜻에 따르지 않는 불경스런 행위였다. 봄에 서둘러 씨 뿌리지 않고, 여름에 땀 흘려 김매지 않는 자에게 미래가 없다고 일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연일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입춘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이 오는 것처럼 엄혹한 겨울도 봄을 막지 못한다. 며칠 있으면 입춘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운을 느끼듯 절망의 터널에서 희망을 보는 새해가 되길 소망해 본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2017-02-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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