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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불가항력/서동철 논설위원

[길섶에서] 불가항력/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2-09-14 22:06
업데이트 2022-09-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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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길섶에서
지방 도시에서 회의가 있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사고가 있었던 듯 금속이며 플라스틱 조각이 도로를 뒤덮고 있는 모습이 갑자기 눈에 들어왔다. 피한다고 피했지만 타이어 바람 빠지는 소리가 들리더니 차가 주저앉는 것이 아닌가. 견인차는 한 시간 반이 훨씬 넘어서야 도착했다. 고속도로 중간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빨리 오기를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전화를 거는데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웃음기가 감도는 것이었다. “불가항력인데 어쩔 수 없는 거 아냐?” 하는 뻔뻔함이다. 회의에 못 가는 것은 그닥 미안하지 않은데, 회의에 못 가는데도 기분이 좋은 것은 좀 미안하다고 해야 할까. 덜컹거리는 견인차 옆자리에 타고 타이어 수리소에 가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갑자기 생긴 여유를 즐기면서 국도를 달려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그 회의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면 이런 즐거움도 누리지 못했을 것이라는 철없는 생각을 하며….

서동철 논설위원
2022-09-1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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